얘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얘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 류영우 기자
  • 승인 2011.02.24 09:10
  • 호수 86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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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보은군의회는 친환경쌀 차액 급식비 지원예산 8천만원을 삭감했다. 그리고 지난 22일에는 2천105명이 서명해 주민발의한 '보은군 친환경무상학교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 마저 부결시켰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주민을 대표하는 보은군의회 의장은 한 술 더 뜬다. 전화취재한 기자에게 돌아온 답변은 "군인들도 먹는 정부미를 아이들이 먹는다고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학교 급식이란 단순한 점심식사의 제공이나 학부모의 도시락 싸주기 부담에서의 해방이 아니라 교육과정의 일부다.

학교급식은 교육의 일환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급식의 내용은 학생의 발육과 건강에 필요한 영양을 충족할 수 있는 식품으로 구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성장기 학생들에게 필요한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심신의 건전한 발달과 함께 편식을 바로 잡고 올바른 식습관을 갖게 하는 하나의 교육과정이 바로 학교급식인 것이다.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는 아이들에게 좀 더 건강한 식단을 공급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내에서만 해도 청원군은 초중학교 친환경농산물 차액지원 예산을 전년도 보다 57.1% 증가한 11억3천430만원을 편성했고, 음성군은 15.4%, 제천시는 5.3%, 증평군도 0.2%를 증액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은군의회는 친환경쌀 차액 급식비 지원예산 삭감도 모자라 도내에서 처음으로 주민발의로 신청한 '보은군 친환경무상학교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마저 부결시켰다.

주민들이 발의한 조례안임에도 불구하고 보은군의회는 어떠한 주민공청회나 사전 설명회도 없었다. 기존의 조례안으로 충분하다는 답변만 내 놓을 뿐.
결국 군의회의 결정은 고스란히 우리고장 아이들의 급식질 저하로 이어지게 됐다.

군의원 개개인들의 자질이 문제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기본에 해당되는 영역이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의회일까? 이에 대해 정확히 답할 수 있고, 또 자신들을 뽑아준 사람이 누구인지만 알았다면 보은군의회의 결정은 달라졌을 것이다.

우리 주민들이 군의회에 기대하는 것은 결코 큰 열매가 아니다. 바른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봐 달라는 정도이고, '군의원 당신들을 왜 뽑았는가?' 이 정도만 알아 달라는 것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당장 새 학기부터 우리의 아이들은 지역에서 생산 된 친환경쌀이 아닌 정부미를 먹어야 한다.
왜 우리의 아이들만 고통을 당해야 하나.

군인들도 먹고 우리 아이들도 먹는 정부미, 우리 주민들의 대표인 군의원님들도 먹을 수 있도록 '정부미'를 선물하면 어떨까?
보은시내 한복판에서 '정부미'로 지은 밥을 시식해 보면 어떨까?

한 아이의 아버지로써,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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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넬라 2011-02-26 22:57:37
정부미가 어느 세대 이야긴가요?
5단 기어를 놓고 전진을 해도 보은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데
후진 기어를 놓고 달리고 있으니 한심 할 뿐...

세종시 장씨 2011-02-25 19:57:52
정부미는 무슨 정부미, 군의원들 며칠 정도 굶겨봐야 알겨

만델라 2011-02-25 16:54:42
넬슨 만델라는 말했습니다. 한 사회가 아이를 다루는 방식만큼 그 사회의 영혼을 잘 드러내는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 보은의 영혼.. 이 정도 뿐일수밖에 없는건가요...

초딩 2011-02-24 18:04:11
미친~~~
의원들 머리는 장식으로 달고 다니나? 생각이 있어야지! 군인도 먹는 정~부~미~?
보은사람들을 병신으로 아는 의원 나으리들!
아이들의 눈이 두렵지 않습니까?

정부미 2011-02-24 17:28:29
정부미 쌀은 어디서 구하나요? 우리 의원님들에게 선물 드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