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易地思之)
역지사지(易地思之)
  • 편집부
  • 승인 2011.02.17 09:57
  • 호수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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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시인/보은읍 종곡리)

역지사지(易地思之)란 '처지를, 즉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바꾸어서 생각해 보라'는 뜻이다.

하우(夏禹)란 인물은 세상 사람들 가운데 물에 빠진 이가 있으면 자기가 치수(治水)를 잘못하여 그들을 빠지게 한 것이라 생각하였고, 후직(后稷)은 천하에 굶주리는 이가 있으면 자신이 정사를 잘못하여 그들을 굶주리게 한 것이라 생각하였다고 한다.

공자의 제자 안회(顔回)는 어지러운 세상에 누추한 골목에서 물 한 바가지와 밥 한 그릇으로만 살았는데, 가난한 생활을 이겨내며 도(道)를 즐긴 그는 자신이 즐겨하는 생활방식을 고치지 않았다.

이를 일컬어 맹자는 세분 성현(聖賢)들이 드러낸 방식은 다르나 결국은 도(道)를 지향하고 있다고 보았으며, 이분들은 '처지를 바꾼다 해도 모두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행할 것이다.'라고 보아 존경할 수 있었다는 뜻일 게다.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볼 때 이상기후로 인한 세계 각처에서 발생하는 재앙이 우리들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가 하면, 한국사회를 혼돈 속에 몰아넣은 구제역으로 축산농가는 혼이 빠져 있을 게고, 일반국민들도 사랑스럽기만 한 가축들이 어느 것 하나도 이해할 수 없는 처지에서 생매장되어 가는 가축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생(生)에 대한 만 가지 상념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 가나 거리를 돌아 볼 때 얼굴, 얼굴 마다 수심에 젖어 있다.  생활현실로 돌아와 봐도 뜻밖에 터지는 전세 대란이며 생활물가 폭등이며 농사도 상업도 일자리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니 마음이 심란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일반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으나 전 노무현 정권을 이끌던 야당 지도부도 현 정권을 이끌고 있는 집권여당도 '현재의 상황이 나의 잘못이다.' 어떻게 개선해야겠다는 대안 찾기는 등한시하는 듯해 더욱 불안하다.

민주당을 위시한 야당도 자신들이 정사를 잘못 보아 오늘의 불황이 왔다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은 조금이나마 그들을 용서하지 않겠는가. 집권여당과 현 정부도 과거정부의 잘못된 판단과 결정으로 생활경제를 개선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탓만 할 것이 아니라 과감하고 예리한 지혜를 모아 현재의 위기를 탈출할 대안을 찾아내고 보다 더 정성을 다해 국민경제 개선에 임해야 할 것이다.

내년이면 총선과 대선으로 국가 전체가 시끌벅적할 터에 국민들로부터 어떤 질책이 떨어질지는 불 보듯 한데 너무 안일한 자세가 아닌가.

우리고장 보은도 여러 가지 숙제가 군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첨단산업단지, 동부일반산업단지, 신정관광지 개발, 속리산유통, 고향의 강 개발사업, 대추축제를 위시한 각종 축제, 보청천 수질개선사업 등 군정4기와 5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지속되어질 사업과 새로 추진할 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과 평가가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게 진단되고 있는지 군민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열심히 밤낮을 뛰고 있는 군수를 군민들은 어떤 자세로 보고 판단할까? 일반 공무원들이며 각종 사회단체, 일반농가, 과수농가, 개발지로 지정되었거나 거론되고 있는 지역민의 입장에 대한 종합적인 의견수렴의 정도에 대해 고민스러움이 있다.

특히 속리산유통(주)의 경우, 영세 대추농가나 일반 농민 중에는 출자할만한 경제적 여건이나 기반이 없으면서도 군청, 군수, 관계공무원을 믿고 출자한 분들이 많은데 이분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속리산유통의 운명은 가지각색으로 기분이 표출되고 있으리라.

발족당시의 추진운영자들은 과거의 잘잘못을 냉정한 입장에서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조언하는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고, 현실적으로 이를 이끌 위치에 있거나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대안창출에 매진함은 물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살려낼 일에 몰두하며 행동에 옮겨야만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직접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있는 모든 보은군민은 적은 힘이나마 일조를 하겠다는 마음을 다지게 될 것이다.

재경보은군민회나 각처 대·중도시의 출향인들도 고향군민들이 똘똘 뭉쳐 일으키려 할 때 분발하는 모습을 그저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이나 단체, 나아가 국가가 위기에서 탈출해온 역사를 살펴보면 '어려울수록 용기를 내는 행동'을 통해서 자신과 이웃과 모두의 힘을 모아 성공한다.

소액출자자를 비롯하여 농민단체의 소중한 자산이 소멸되어서는 안 된다. 관계자 및 기관이며 군민 모두가 소망을 갖고 출자한 모든 분들의 재산이 보존될 수 있는 길에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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