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더 이상 허울로 쓰지 마라
봉사, 더 이상 허울로 쓰지 마라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1.02.10 10:05
  • 호수 8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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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지역에서 각종 단체가 벌이고 있는 사업, 즉 봉사를 표방하고 있는 활동에 순수하게 단체의 회비나 자비로 하는 사업이 얼마나 될까. 그리 많지 않다

상당부분 군비 지원을 받아 사업들이다. 그런데도 마치 단체 회원들의 회비로 사업을 하는 것처럼 포장돼 주민들에게 비춰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단체의 선행(?)으로 인해 혜택을 입는 군민들, 특히 어려운 이웃이나 홀몸 노인 등은 머리를 조아리고 허리까지도 굽혀가며 고마워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런데 이들로 부터 고마운 인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은 단체가 아니라 따지고 올라가면 사실은 군이다. 군비 지원을 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그런 봉사활동을 할까. 아마도 군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나 몰라라 할 수도 있다.

지난 8일 32개 사회단체에 지원할 3억3천798만3천원의 보조금을 확정했다.
단체마다 그럴듯하게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보조금 지원을 요구했고 실과에서 이를 분석하고 기획감사실에서 조정한 원안대로 심의위원들은 만장일치 의결했다.

확정한 3억3천798만3천원 중 사업비는 1억7천700여만원이고 인건비는 9천600여만원이며, 운영비는 3천90여만원으로 사업비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는 있다.

하지만 사무실 운영이나 단체 유지를 위해 인건비로 지출하는 금액도 1억2천600여만원에 달해 보조금의 상당금액이 사무실 유지를 위해 쓰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인건비를 포함한 전체 보조금액의 1/3이상을 인건비로 지출하는 단체도 있다. 인건비나 사무실 운영비의 대부분은 군비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단체의 실정이다. 단체 직원들이 군청이나 읍면사무소에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준 공무원이나 다름없다.

공무원법을 적용해서 공개선발을 하던지 정년을 적용하는 등 보조를 받는 단체도 투명하게 채용하는 게 맞는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단체에서는 그것까지 행정기관에서 간섭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인건비를 군비로 지원받기 때문에 보은군에서 충분히 기준을 정하면 설득력이 있다. 그 조건을 갖추지 않는 단체는 인건비를 지원받지 않으면 그만이다.

사업비에는 참석한 회원들을 위해 1인당 식사비(5천원)까지 보조금으로 해결하도록 돼 있다. 군이 그 사업을 하라고 요청한 것도 아니고 단체가 해보겠다고 자원한 사업이면서 밥값까지 청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먹을 밥값 5천원을 부담하며 본인의 사회성을 높이고 자질 함양도 시키고 사회적 지위도 얻을 수 있는 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떳떳할 것이다.

또 사업을 시행하면서 빛은 단체들이 본다. 자부담을 한 푼도 하지 않고 전액 군비로 보조를 받아서 사업을 하면서도 회원들이 회비를 거출해 사업을 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행사장에도 버젓이 단체홍보용 플래카드를 내걸어 행사에 초대받은 손님들은 당연히 초청한 단체 회원들이 호주머니를 열어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이는 군비 한 푼 지원 없이도 회원들이 배추농사를 짓고, 회원이 농사지은 고춧가루를 후원받아 담근 김장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단체도 있는 등 단체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회장 등 임원들이 내는 특별회비, 분담금 등 엄청난 재정적 출혈을 감수하고서도 군에 손을 벌리지 않고 단체를 잘 꾸려가며 봉사활동을 잘 하는 단체들과 크게 비교된다.

만약 군비가 지원되지 않으면 운영될 단체가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그것은 그 단체의 몫이다. 단체가 없어지는 것 때문에 보조금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보은군은 가난하다. 한 푼이 아쉬운 지역이다. 짠지 쪽처럼 아끼며 알차게 써야하는 군비를 단체용으로 허비되도록 하는 것은 안된다.

보은군이 행정용으로 정리한 우리지역의 주요 기관단체 현황을 보면 기재된 단체만 86개나 된다. 자생력이 없는 단체가 허다하다. 만약 본인이 속한 단체가 바로 자생력이 없다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겠는가.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은 회원들의 회비와 기업이나, 개인들로 부터 정당하게 후원금을 받고 연구용역, 컨설팅 등의 사업을 따내 채용된 직원들의 인건비를 해결하고,사무실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또한 하부조직에 지원금까지 충당하고 있는 단체 자립적인 운영방식이 아쉽다.

군비 보조에 의존하는 사업을 하려면 이제 더 이상 봉사의 허울을 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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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소 2011-02-17 16:21:07
지당하신 말씀 . 공감 또 공감... 해당 단체의 변화와 보은군의 인식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