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이나 새것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지 말자
옛것이나 새것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지 말자
  • 편집부
  • 승인 2010.12.09 09:35
  • 호수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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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시인, 보은읍 종곡리)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 어머니가 아이를 배면 일곱 째 달에 이르러 3백 60개의 뼈마디와 8만 4천개의 털구멍이 생겨난다고 했다. 잉태한 지 열 달이 되면 아이가 태어나는데, 효자가 될 자식이면 손을 합장하고 나와 어머니의 몸이 상하지 않게 되지만 속 썩일 자식이면 어머니의 태를 찢고 어머니의 간을 움켜쥐며, 다리로 어머니의 엉덩이 뼈를 버팅겨 마치 일천 개의 칼로 배를 휘저으며 일만 개의 송곳으로 가슴을 찌르는 것처럼 괴롭힌다고 했다. 이처럼 어머니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아이를 낳아 마른자리 아이 뉘고 젖은 데로 누워서 오줌 똥 가려주고 커서 먼 길 가면 걱정하고 키워주신다고 했다.

다사다난했던 2010년을 보내면서 새해맞이로 바삐 움직이고 있는 주변의 사람들을 보며 신묘(辛卯)년 1월이면 민선 5기 출범 7개월이 된다. 보은지역에 새바람이 불어와 보은군민 모두에게 희망을 주고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학생들이 즐겁고 건강하게 학업에 열중하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1968년 12월 5일은 대한민국 국민교육헌장이 발표된 날이다. 매년 기념행사를 치러 새롭게 다함께 마음을 한데 모았으나 1994년 행사가 폐지됐고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국민교육헌장은 사라지게 되었는데 이를 떠올려 보며 음미하게 되었으니 이 또한 무어라 표해야 할까?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며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고, 경애와 신의에 뿌리박은 상부상조의 전통을 이어받아, 명랑하고 따뜻한 협동 정신을 북돋운다. 우리의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하며,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돌아보면 굶주림의 대물림시대에 의지를 모아 국가 기반을 튼튼하게 하려는 움직임의 표현이었다.

금년도 12월 5일은 음력으로 10월 마지막 날이다. 10월은 열 두 달 가운데 으뜸가는 달이라 하여 상달이라 했는데 예부터 이 기간에 성주신, 조상신, 터주신, 조왕신, 삼신 등 가신(家神)들께서 만들어주신 풍년에 감사표시로 신과 인간이 함께 즐기는 먹기 행사를 해왔다.  또한 10월은 입동·소설의 절기가 있는 계절로 겨울에 접어들지만 아직 햇볕이 따뜻해 소춘(小春) 이라고도 하는데, 지난 11월 23일(음10월 18일)연평도에 느닷없는 포격으로 인해 발생한 인명 피해는 전사한 서정우(22) 하사와 문광욱(20) 일병을 포함해 군인18명, 민간인 4명으로 모두 22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북한의 야만적 행동에 의한 이 참사를 보며 이민족의 역사 앞에 또 한 번 울어야 했으니 '조국이여 민족이여 어찌 아직도 시련에서 벗어날 수 없나요', '어찌 슬프지 아니 하겠는가. 아 - 슬픈 민족이고 애달픈 조국입니다.'

또 한 번 우리 국민은 하나로 뭉치고 협동하는 정신운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
11월 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이 실시되었고 대학 진학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을 돌아보며 우리의 교육열이 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청소년 문화에 대한 무언가 허전한 마음이 따라 다니기도 한다.

귀동냥한 것을 그대로 남에게 받아 넘기는 것은 자기 몸에는 조금도 배어있지 않은 학문이다. 그러한 학문을 구이지학(口耳之學)이라 부른다. 묻지도 않은데 지껄인다든지 하나를 물었는데 둘까지 답을 하는 경우를 보는데 이를 두고 '웃긴다', '경솔하다'라고 평하기도 한다.  대담하면서도 면밀한 조사, 철저한 분석 등 신중함을 유지할 수 있는 분을 지도자로 추대하고자 하는 것은 세월이 어수선할수록 더욱 절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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