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의 추억 담긴 봉평리 소나무 숲
'소풍'의 추억 담긴 봉평리 소나무 숲
  • 류영우 기자
  • 승인 2010.10.21 09:14
  • 호수 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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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도 없고, 아이들도 이제는 찾아 볼 수 없어
▲ 예전처럼 울창한 소나무 숲을 이루고 있지는 않지만, 봉평리 소나무 숲은 아직도 향긋한 소나무 향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혹시 유년시절 '소풍 가던 길'을 기억하는지요. 시골에서 유년기를 보낸 이들이라면 논둑길이나 길게 이어진 포장 안 된 길이 떠오를 것입니다.
들뜬 마음에 밤새 뒤척이던 소풍날의 두근거림을 뒤로 한 채, 또래 친구들과 함께 그 길을 걸으며, 양은도시락 달그락 거리는 가방을 메고 내내 달리기도 했습니다.
장기 자랑, 보물 찾기, 사진 찍기, 도시락 까먹기…. '소풍'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이 절로 떠오르는 계절입니다.
보은읍 봉평리 소나무 숲.
우리고장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가 보았을 추억의 소풍 장소입니다.
지금은 그 옛날처럼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 쌓이진 않았지만 좋은 향기를 내 뿜는 조선소나무의 향기는 예전 그대로입니다.
50년 전, 봉평2리로 시집을 온 김정자(71)씨는 봉평 소나무 숲에서 울려 퍼지던 초등학교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가을에 시집을 왔는데, 이듬 해 봄이 되니까 산 속에 아이들이 가득 있더라고. 그때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한 곳으로 소풍을 와서인지 소나무 숲이 아이들로 가득 찼었지. 하지만 지금은 소나무도 다 베어져 없고, 아이들도 다 도시로 떠나고 없지."
그 옛날 즐거웠던 소풍의 추억을 되살려 가족과 함께 다녀 올 수 있는 그런 공간은 아직까지 남아 있지 않지만, 지나간 것들에 대한 따스한 기억만큼은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봉평리 소나무 숲에서 만날 수 있는 아련한 옛 추억의 향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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