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내의 배려
남편과 아내의 배려
  • 편집부
  • 승인 2010.09.16 08:58
  • 호수 6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성근(산외면 대원리/농민)

종일 땀을 흘리면서 논에서 밭에서 양계장에서 일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느끼는 후련함과 상쾌함은 경험한 이들이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도시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소중함이 이 짧은 시간에 흐릅니다. 바람이라도 불어와 이마에 부딪치면 그 미묘한 맛이 그만이다. 이때쯤이면 배에서는 아우성이지요, 배고프다고. 시원하게 샤워를 마치고 나와 때맞춰 차려진 밥상을 대하면, 입안 가득한 입맛이 진해산미가 아니더라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하루 동안 일어난 이런저런 이야깃거리를 나누며 저녁을 함께 하니 그 날의 피로가 가십니다.

아이들이 군것질을 대체로 하지 않기에 먹는 음식의 양이 다른 집에 비해 서너 배까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건강한 먹을거리 맘껏 먹는 것도 축복입니다. 인스턴트 라면과 여러 가공식품들로 배가 채워진 아이들은 더 이상 밥과 친하지 않습니다. 과자에서 아이스크림으로 다시 음료수로 그리고 햄버거 같은 것으로 배를 채웁니다.

우리 국민의 쌀소비량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대신에 각종 가공식품의 소비량은 늘어가고 더불어서 수입농산물도 늘어갑니다.

여기서 의미심장하게 살펴보아야 할 통계는 소아질병 발생율인데 그중에서도 소아암과 소아당뇨와 비만의 현격한 증가입니다. 아이들의 등치는 커졌는지 모르지만 허약함도 비례하게 늘었다는 모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네의 병원비가 엄청나게 늘어다는 사실입니다.

환경이 예전보다 더 위생적이 되었고 좋은 약들이 많이 나와 대중화가 되었지만 그와 더불어 질병도 늘었다면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먹을거리라 생각합니다. 주부(엄마들이)들이 싼 식료품을 사서먹은 대가로 비싼 병원비를 지불하는 것은 지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은 비싸지만 건전한 먹을거리를 먹고 고통 받지 않고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는 것이 지혜라 생각합니다.

저녁을 다한 후 저마다의 그릇을 싱크대에 옮겨 놓은 후 수도를 잠간 틀어서는 설거지가 쉽도록 물을 담아놓은 다음 소파에 몸을 맡기면 만족감이 넘쳐납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아내를 대신해서 설거지를 해주면 가사에 농사일에 자녀돌보기에 지친 아내도 함께 만족해하곤 합니다. 비눗물을 만들어서 먼저 그릇들을 거품으로 씻은 후에 다시 망사수세미로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구어서 차곡차곡 건조하는 곳에 놓아두고 주위를 행주로 말끔히 치우면 아내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습니다. 그러면 기쁨이 두 배가 됩니다.

듣자하니 우리나라 출산율이 OECD국가 중에서 가장 낮다고 합니다. 여성들이 너무 여러 일에 시달리다 보니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피하려 한다는 것이지요. 특히나 직장 여성의 경우는 하나의 자녀로 만족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올해 다시 하는 인구조사 결과분석이 나오면 더 명확하게 되겠지만, 노인이 더 많은 사회 즉 미래가 불안한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성들이 아이를 낳게 해야 합니다. 어느 자치단체에서는 출산장려금으로 1천만원을 준다고까지 합니다. 그래도 계속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으니 큰일입니다. 이 바쁘고 복잡한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남편들에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위하여 우리 남편들 역시 힘들게 일하지만, 아내를 위하여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설거지를 해주면 어떨까요?
이 작은 배려가 부부사랑으로 연결되고 나라사랑으로 연결된다면 너무 거창한가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