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나올 개천부터 만들어야
용이 나올 개천부터 만들어야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0.09.09 09:52
  • 호수 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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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의 부모들은 오로지 교육만이 가난의 대물림을 막는 길로 생각하고 자식들의 교육에 모든 정성을 쏟아 부었다. 이런 부모들의 정성에 자식들의 노력이 더해져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명문대학에 수석 입학했다는 이른바 '개천에서 용이 났다'는 뉴스를 접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그런 뉴스를 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 이유로 지금의 교육현실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SES, SocioEconomic Status)가 자식들의 교육수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제는 부모의 정성과 자식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부모가 경제력을 갖추고 있어야 다방면의 질 높은 교육기회를 받게 되고 부모가 사회적 지위가 있어야 자식들의 성공을 이끌어주는 시절이 된 것이다. 미국의 예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자본주의 사회가 발달하면서 겪는 필연의 결과이다.

하지만 교육이 꼭 학부모의 몫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 인재의 성공이 개인의 성공뿐만 아니라 지역과 국가의 성공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지역과 국가도 교육에 큰 몫을 담당해야 한다.  인재는 지역과 국가가 필요해서 길러진다는 말이 있다. 이제 인재양성은 가정을 넘어서 지역의 문제가 되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학부모들이 많은 보은의 현실을 감안하면 보은군이 적극적으로 지역교육에 대한 뒷받침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보은에서 태어나고 돈 없는 부모를 만난 것이 죄가 되어,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보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보은에서 받는 공·사교육이 부족하여 외지로 인재가 유출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보은군은 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더욱 쏟아야 한다.

재정자립도 운운하며 도내에서는 물론 전국에서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교육경비보조를 대폭 늘려야 한다.  이미 타 시군에 비해 뒤쳐져 있는 교육현실에서 타 시군과 비슷하거나 적게 책정된 교육관련 예산으로는 인재양성은 물론 인재유출을 막을 수가 없다.

민선 5기 정상혁 군수도 인재유출을 막고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교육에 대한 많은 관심을 표명한 만큼 내년도 예산편성시 교육경비에 대한 과감한 증액이 요구된다. 또한 보은군민장학회도 보은교육의 현실을 좀더 깊이 파악하고 있거나 구체적인 교육방안을 가진 인사들을 위촉해, 긴 안목에서 인재양성 계획을 수립하고 교육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 지금까지 해온 장학사업들을 보완하여야 한다.

평등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교육에서 만큼은 분명히 기회의 평등이 제공되어야 한다.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면 보은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제 보은군은 7,80년대 땅 팔고 소 팔아 자식 공부시켰던 부모의 마음이 되어 교육지원사업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 한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용이 나올 개천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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