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기둥, 허리
몸의 기둥, 허리
  • 편집부
  • 승인 2018.11.0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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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한 여성분이 전화통화로 자신의 허리 디스크 4,5번이 돌출되어 힘들다는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들은 것이지만 '디스크'라는 단어는 특히나 제 귀에 쏙 들어옵니다. 남일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나름의 노하우를 알려드렸습니다.

더 젊었을 때는 건강에 대해 생각해볼 이유가 없었습니다. 딱히 아픈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런 제게 경각심을 일깨워준 녀석이 바로 디스크, 추간판 탈출증이었습니다. 교실에 앉아있는데 허벅지 뒤쪽이 뜨끔하더군요.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비규칙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병원을 찾아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디스크가 의심된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진통소염제를 처방해주고 물리치료를 권하더군요. 약을 먹고 배운 방법대로 운동을 하는 와중에 상태는 더 나빠졌습니다. 이제는 걷는 도중에도 허벅지에 심한 통증이 와서 잠시 앉아 쉬어야만 다시 걸을 수 있었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대학병원의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 관련한 진료과는 다 돌았지만 명쾌한 해답을 듣지 못했고, 디스크가 돌출된 MRI 사진만 건졌습니다. 그 후 서울의 유명한 척추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 보기도 했습니다만 돈 값은 전혀 못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했고 걷기, 거꾸리, 고양이자세 등등 이것저것 시도해보았으나 증상은 여전했습니다. 수술은 하기 싫었습니다.

우연히 슈퍼에서 한 남성분이 플랭크운동을 해서 허리 통증이 나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비록 허리 통증은 아니었으나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기에 바로 집에 가서 요령을 익히고 해보았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다음날부터 통증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꾸준히 했습니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난 뒤 통증은 다시 찾아왔고 오기도 생겼습니다. 더욱더 폭풍 검색을 했고 '기지개'를 잘하면 효과가 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4,5번 척추의 간격은 배 쪽이 넓고 등 쪽이 좁은 형태가 되어야 하기에 기지개를 하면서 바른 척추 모양을 만들어주라는 것이었습니다. 두 팔을 위로 올리고 손바닥과 얼굴은 하늘로 향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배 쪽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는 활처럼 뒤로 휜 자세가 되는 것이죠. 이렇게 10초 이상 복식호흡을 하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을 했습니다. 저에겐 기적 같은 자세였습니다. 그 후로 약 4년간, 지금까지 통증이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지개로 바른 척추 모양을 만들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플랭크운동으로 기립근 근육을 함께 만들어주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큰 불로 번지기 전에 막았다고 생각합니다. 디스크는 평생 친구라고 하더군요. 기지개, 플랭크운동, 고양이자세, 적당히 푹신한 매트, 높지 않은 베개도 평생 친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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