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도서관·영화관, 멋지지 않나요
숲속 도서관·영화관, 멋지지 않나요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11.01 11:39
  • 호수 4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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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영화관, 공원 조성해 건립하자
어린이놀이터, 독서 캠핑장 등 조성해

도시계획에 의한 공원은 시골보다 도시가 훨씬 더 잘 조성돼 있다. 그야말로 도심속 허파로 자리한다. 보은은 자연자원이 좋아서인지 공원에 대한 인식이 낮다. 도심 속 공원은 겨우 뱃들공원 하나 가진 게 전부다. 그나마 광장은 공원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어서 나무는 형편없다. 2, 3년 전까지만 해도 우거진 가지가 만드는 나무숲이 좋았으나 가지를 싹둑싹둑 잘라냈다. 도로변에는 가로수 하나 없는 고장이다. 올해 유난히 폭염이 심한 여름철 아기와 동행하는 엄마들이 가로수 하나 없다며 보은군의 행정에 대해 반발했다.

나무가 우거져 숲을 이룬 곳에 새가 지저귀고 시냇물이 흐르고 어른들은 벤치에 앉아 유유자적하게 쉬고 아이들은 모래장난을 하며 재잘대고….  머릿속에 그려지는 생동감이 넘치는 지역의 모습이다. 그 공원 안에 도서관과 영화관이 자리하고 계단식으로 객석이 설치된 부채골 모양의 야외무대가 있는 문화예술생태공원.

최근 도서관과 영화관이 이평리에 들어서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들이 나오면서 교사, 장신, 죽전 등 외곽에 이같은 문화예술 생태공원을 만들어 그 안에 도서관과 영화관이 들어서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을 하는 주민들은 접근성만 따져서 단순히 시내에 도서관과 영화관 건물만 우뚝 세우는 것이 아니라 읍의 허파, 쉼을 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해 이들 시설물을 세우면 향후 읍내 최고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

아빠와 함께 하는 독서 캠핑

여름 북캉스도 할 수 있어야

도서관과 영화관 중 재량을 많이 발휘할 수 있는 곳이 도서관인데 도서관들이 크게 진화하고 있다. 책을 읽는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과 사람간의 교류의 장소, 놀이의 장소, 휴식의 장소 등 계속 확대 발전하고 있다.

보은군이 계획하고 있는 도서관도 이같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을 두고 있다. 지금 도서관은 규모, 또는 배치의 차이만 있을 뿐 공간구성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도서관의 차별성은 외부에서 찾아야 하는데 숲속, 공원 속으로 들어간 도서관들이 많이 이색도서관, 특별한 도서관들이 많다.

서울 낙성대 공원 안에는 컨테이너로 만든 도서관이 있다. 삼청공원에는 숲속 도서관이 있다. 이들 도서관은 규모도 작고 장서 수도 적지만 그 도서관에 가기 위해 그 공원을 찾을 정도로 시민들이 쉽게 다가가 책을 읽는 공간이 되고 있다.

또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정독 도서관도 야외 공원 속에서 책을 읽는 이색공간을 갖추고 있다. 책을 펼쳐 놓은 것 같은 프레임을 삼각형 구도로 나누고 안전그물을 설치했는데 마치 해먹의 형태여서 그 위에서 책을 읽다가 지치면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데 어른들은 물론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산속에 위치해 자연과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춘천시립도서관.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어느새 마음의 평온을 찾는 힐링의 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중랑천변에는 한내 지혜의숲 한내도서관이 있다. 작은 산이 겹쳐져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 벽 전체가 책장으로 연결되어 있다.

증평 보강천변공원에도 충북 3단계 지역균형발전사업으로 설치한 작은 규모의 야외도서관이 있다. 수변 공간을 활용, 쉼의 여유를 준다.

책을 읽는 문화도 크게 다양화 되고 있는데 책도 읽고 잠도 자는 캠핑과 도서관으로 피서를 가는 북캉스, 북 스테이가 유행이다.

오산 꿈드레 도서관은 북 캠핑장이 설치돼 있다. 주말이면 아빠와 자녀가 함께 캠핑을 하며 책도 읽을 이색체험으로 아이들이 좀더 책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고 또 추억을 만들어 인기를 얻고 있다.

독서문화의 발전은 북스테이 북캉스로 이어지고 있다. 개인책방(서점)에서 운영하는 것인데 통영의 작은 출판사 남해의 봄날이 운영하는 '봄날의 집', 괴산 미루마을의 '숲속 작은 책방', 금산 '지구별 그림책 마을' 등은 전국적으로 소문난 북스테이를 하는 곳이다. 이같이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닌 색다른 문화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보은군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 북캠핑 시스템도 적용해봄직 하다.

도서관은 내부의 시설만큼이나 이색적인 외관도 구경거리로 한 몫 한다. 미국 캔자스시티 공공도서관의 외관은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책을 추천받아 외벽을 장식했다, 반지의 제왕, 로미오와 줄리엣 등 책 겉표지가 도서관 외벽을 장식하고 있고 도서관 내부 계단에도 이를 설치해 색다는 광경을 보여주고 있다.

나무로 만든 그네, 미끄럼틀, 모래도 있는 어린이놀이터 만들면 시너지 효과 더 높아져

도서관과 유아 어린이 놀이터는 세트처럼 함께 구성하는 것도 도서관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흙을 만지며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심리에 따라 바닥에는 흙이나 모래더미를 갖추고 공원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기구를 설치하면 된다. 나무는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까 나무로 모험 놀이터와 소꿉놀이장 등 나무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시설을 공원에 펼쳐놓으면 된다. 서울 삼청동 숲속 도서관 주변에는 유아숲체험장을 별도로 만들었는데 나무 기둥을 옆으로 세워 만든 가방걸이, 나뭇잎 모양으로 된 평상, 큰 나무통을 그대로 잘라 정겨운 소꿉놀이대도 만들어 놓았다. 곳곳에 잠자리, 노린재, 장수풍뎅이 등의 곤충 모형이 나무에 자연스레 붙어 있다. 나무를 길이대로 잘라 만든 나무 실로폰, 나뭇가지나 돌을 채워 넣은 곤충 아파트, 큰 원목으로 하는 블록 쌓기 등 모두 호기심 넘치는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는 것들이다.

이는 먼 나라,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군도 이번에 시설할 도서관 주변에 할 수 있는 시설들이다.

보은군 늦더라도 미래지향 구성 필요

현 부지에 건립시 청소년 공간 없어지고 교통난도 예견

사실 군립도서관과 영화관은 인근 옥천군과 영동군도 가동하고 있는 시설로 보은군이 도내에서도 후발주자다. 보은군은 12월에 실시계획이 승인이 나면 첫 삽을 뜬다는 계획. 아직 한 달이란 여유가 있다. 일단 멈춰서서 부지의 적절성이나 시설 및 공간구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보고, 계획했던 부지 앞에서 도서관과 영화관이 들어선 장면도 그려보고 과연 어떤 게 더 미래지향적인지, 복합문화공간으로 손색이 없는지 따져볼 필요성이 있다.

아마도  군이 계획한 곳에 시설이 들어서면 복지관과 청소년문화의 집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지상 3층의 건물에 가려 조망권이 사라지는 것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서울 한 복판 못지않게 건물만 빼곡하게 들어찬 공원 주변 경관을 만드는 꼴이다.

그것이 첫 번째 문제다. 현재의 계획 부지는 앞서도 지적했듯이 보은군이 성냥갑처럼 꾸겨 넣어 지은 공공시설물로 주변이 포화상태다. 복지관, 삼산어린이집, 청소년문화의 집,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주차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복지관 주차장은 복지관의 외부행사장으로 활용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후 장애인 회관, 노인회관까지 이곳에 들어서면서 복지관 주차장은 상당면적을 노인회관 건물에 뺏겼다. 이로인해 청소년문화의집 광장까지 복지관 등을 이용하는 어른들의 주차장으로 내준 형편이다. 보청천 제방도로도 주차장으로 둔갑했다.

김응선 군의장은 지난 9월 열린 군정질문에서 주차문제를 지적하며 청소년들이 잘 활용하고 있는 족구장을 없애려고 하지 말고 외곽의 부지를 매입해 별도의 시설로 건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의장은 그동안 노인회관과 장애인회관도 주차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우선 짓고 보자는 식으로 건립해 지금 주차공간 부족으로 군민들이 불법 주차를 일삼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다중이 모이고 유동인구가 많은 도서관과 영화관이 들어서면 주차난 가중은 불보듯 뻔한 것. 그래서 훨씬 넓은 주차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군이 계획한 영화관과 도서관의 필요주차대수는 각각 3면과 5면으로 총 8면에 불과지만, 공원 부지 전체 1만9천㎡ 중 3천400㎡를 문화누리관 부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도서관과 영화관, 문예회관, 문화원을 포함해 필요주차 대수는 총 36대이나 현재 34대로 2면이 부족한 상태다. 이에대해 군은 문화예술회관 정면 9대와 삼산자율방범대초소 앞 25대까지 포함하면 34대이지만 문화예술회관 앞 부지가 넉넉해 법적으로 필요한 주차면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인허가를 받기 위한 최소한 법적 절차를 위해 필요한 것 일뿐으로 주차장 부족이 뻔히 예견된다며 뱃들공원 족구장 부지에 도서관과 영화관을 짓는 것이 시대의 우를 범할 수도 있어 적극적으로 부지를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도서관과 영화관을 분리 건립하고 넓은 주차면적도 확보하는 등 별도의 부지 매입에 대해 의회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돌아가고, 더디 가고, 다시 행정절차를 밟아야 하는 수고는 하겠지만, 집행부에서 생각을 바꾸면 멋진 그림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 군의회의 입장으로 보은군의 전향적인 인식 전환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편 보은군의회는 도서관과 영화관 등 결초보은 문화누리관과 관련해 조만간 주민들을 초청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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