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보은지역에 실정에 맞는 공동육아의 출발 2.
⑧ 보은지역에 실정에 맞는 공동육아의 출발 2.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9.06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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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지역공동체 형성의 작은 시작이다

엄마라면 누구나 한번 쯤 찾아오는 우울증. 독박육아 스트레스로 엄마의 우울감은 나날이 증가한다. 내 자식이라 예쁘고 더없이 행복하지만, 남편이 없는 시간에 찾아오는 스트레스, 사회적 기반이 열악한 보은군, 가부장적인 문화가 팽배한 보은군의 엄마들은 고립되기 마련이다.

견디다 못해 칭얼대는 아이에게 모든 스트레스를 풀어버렸을 때 뒤늦게 찾아오는 자괴감에 홀로 눈물로 보낸 날이 얼마일까? 본보는 보은군의 보육환경의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 형성, 나아가 공동육아라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본보는 보은지역 육아현황과 실태조사를 통해 보은에서 아이를 키우며 경험했던 어려움과 보은지역에 조성된 사회적 육아환경, 서울과 경남 김해시, 세종시, 경기 부천시의 선진사례를 비교분석한 바 있다. 또 8월 말 보은지역 영아와 유아 단계의 육아맘 대상으로 토론회를 개최해 보은 육아맘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했다.

그동안 보은은 노인과 청소년, 다문화, 장애인, 농민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있고 이를 통해 정책적 반영이 이뤄지는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보은군에서 영아와 유아단계의 육아맘을 대상으로 실질적으로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이나,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 등에 대한 목소리는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사의 기획취재를 통해 보은지역의 육아환경 조성을 위한 여론이 형성됨을 커다란 성과로 여기며, 마지막 보도를 통해 보은지역에서 '독박육아 끝, 공동육아로 행복을 찾다'를 마감하려 한다.

#독박육아에 지친 엄마, 주말 외지로 나가는 것 일반화

육아를 하면서 느꼈던 보은 육아맘의 공통적 목소리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독박육아. 보은의 30대 여성은 70%가 40대 여성은 87%가 독박육아를 호소하고 있다. 보육시설에 대한 사회적 기반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그리고 사설 실내놀이터가 전부인 보은에서 엄마들이 느끼는 육아의 피로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또 공동육아를 위한 아빠들에게 호소하지만 마땅한 갈곳과 놀거리가 없는 보은에서 아빠들의 육아 동참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젊은 30대 가정은 주말 외부로 쇼핑과 문화를 즐기면서 보은시가지가 더욱 썰렁해지는 현상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이는 지역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만 가계경제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가중시키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둘째로 느끼는 어려움은 엄마와 아이가 마음편히 갈 수 있는 공간이 전무하다는 점이었다. 여러차례 반복된 얘기지만 가정에서 아이와 엄마 둘만 갇힌 공간의 스트레스는 아이에게 쏟아지고 퇴근하는 남편에게 '바가지 긁는 아내'라는 오명으로 잦은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셋째로는 유아와 엄마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적다는 것을 들었다. 현재 보건소에서 오감발달 프로그램은 24개월 미만 대상이며 그것도 주1회에 그치고 있다. 또 도서관 독서놀이를 보건소 프로그램이 끝난 24~36개월 사이의 영유아 대상으로 이또한 주 1회에 그치고 있다.

결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입학전 4년동안 영유아와 엄마가 교육받는 것은 주1회, 그나마도 겨울에는 보건소와 도서관 모두 프로그램이 없다. 또 인원수도 30명에 그치고 있어 매년 175명의 아이가 태어나는 보은군 유아수를 볼 때 턱없이 부족하다. 또 영유아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보은군 10개 면지역은 교통권이 좋지 않아 참여할 엄두도 내지 못핝다.

마지막으로 직장맘들의 고충과 장애아동에 대한 시스템 전무, 여성농민과 자영업을 하는 육아맘들의 고충도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행복한 육아를 위한 사회적 조성

엄마들은 장난감 도서관, 실내놀이터, 물놀이장, 야외놀이터 등 영유아가 갈 수 있는 공간과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높고 다양하게 나왔다. 그중 엄마들의 가장 큰 바램은 마음편히 갈 수 있는 공간, 365일 사랑방과 같은 공간을 원했다.

한 엄마는 "산모교육 때 만났던 엄마들과 인연이 돼 엄마와 아이들이 같이 모이는 소모임 형태가 많다. 사랑방과 같은 공간이 있다면 공동육아를 하며 엄마들의 고충도 덜 수 있겠지만 보은에는 그런 공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유치원에 입학하는 나이 5세가 되면 아이들은 점점 또래놀이를 찾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6세가 되면 엄마들 도움 없이도 또래들끼리 잘 놀고 협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전에는 엄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가정마다 돌아가면서 놀아보기도 했지만 아이들 텃새 때문에 싸우고 울고 전쟁터가 따로 없다. 엄마들은 싸움 말리랴, 가고나면 치우랴. 혼자 있을 때보다 힘들기 때문에 이 시기에 엄마들은 남의 집 가기를 꺼려한다" 때문에 도시에서는 아파트 안의 놀이터에서 공동육아가 자연스럽게 이뤄지지만 보은은 그러한 놀이터 조차 없고, 설혹 놀이터가 있는 아파트에 살아도 356일 중에 외부에서 노는 날은 그리 많지 않아 공동육아를 기대하기 어렵다.

"사랑방, 문화공간이 생겨 엄마들끼리 자연스럽게 품앗이 육아가 이뤄지고 남편들도 함께 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며 소박한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동육아로 함께 행복을 찾자

어찌보면 전국적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공동육아. 보은에는 씨앗조차 뿌려지지 않은 척박한 곳일까?

결코 아니다. 기획취재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엄마들이 낮은 단계의 공동육아가 이뤄지고 있는 현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소모임, 인터넷 소통공간 보은맘 밴드, 최근 주말에 열리는 프리마켓 등. 너무나도 힘들고 척박한 보은 육아환경이기에 엄마들의 공감대 형성은 빠르고 깊게 형성되고 있었다.

그렇게 낮은 단계에서 공동육아가 이뤄지고 엄마들끼리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속에서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영향이 가서 유치원 가는 나이 정도가 되면 아이들도 협동하고 조화를 이뤄가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이기도 했다.

다만 낮은 단계의 공동육아에서 보다 높은 단계로, 또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위해 지역사회가 조금만 힘을 보탠다면 공동육아의 더없는 선진사례가 창출될 수 있는 보은지역의 육아맘들의 의지가 돋보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이웃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돌봄서비스의 시급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특히 면지역으로 갈수록 소모임은커녕 마을에 아이가 없어 취학하기 전까지 놀 또래가 없는 아이들이나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유아기에 충분히 사랑과 돌봄을 받으며 정서적으로 안정적 성장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아 이후 학년기 아동이 돼서도 여전히 처진(?) 학생으로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 사회적 환경을 조성함과 더불어 공동육아로 지역 곳곳까지 확산돼 우리지역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이 지금보다는 조금 행복하게 자라나길 희망해 본다.

공동육아는 행복한 우리아이, 이웃의 아이로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함께 일구고 만들어가는 엄마들의 성장이기도 하다. 또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엄마들이 작은 모임을 통해 순환하고 협동하는 사회는 지역사회의 순환으로 이어져 보은의 희망을 일궈가는 시작이자 중요한 연결고리이다. 지역공동체가 되살아나고 우리 아이들이 성장해서 다시 돌아오는 보은, 작은 공동육아로부터 시작되는 것을 희망해본다.(끝)

김선봉·김경순·박옥길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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