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만 몰랐던 보은 주민의 보은 관광 이야기
알지만 몰랐던 보은 주민의 보은 관광 이야기
  • 편집부
  • 승인 2018.09.06 08:43
  • 호수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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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기획자 시점 '역관광' - 서원계곡 편

이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들은 보은에서 나고 자라 이제는 주민으로 살아가는 젊은 기획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관광지로서의 보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얼마나 자주하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기획자로서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5년 동안 몇몇의 프로젝트들을 기획하며 배운 것들을 통해 보은의 관광 명소나 관광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는 장소, 공간, 지역, 행사, 축제, 이야기 등등 기회가 되는 대로 찾아가 하나씩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채워갈 수 있는, 좋은 것은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나름의 개인적인 고찰이 담아 살기 좋은 보은이 살고 싶은 보은이 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기획자의 변)

이번 여름은 정말 그 어느 때의 여름과는 다르게 뜨겁고 또 뜨거웠다. 어디든 어느 곳이든 덥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더운 여름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계곡물인 것은 어쩌면 바다를 가까이 두지 못한 보은에서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그래서 올 여름에 서원계곡을 많이는 아니지만 주말과 주중에 각각 한 번씩 다녀오고 난 다음에 들었던 생각을 이번 이야기로 담아볼까 한다.

먼저 서원계곡은 보은 주민들에게 가깝고도 익숙한 피서지이다. 요즘에는 입소문을 타서인지 인접한 청주, 대전에서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여름에 찾아갔던 서원계곡은 내가 마지막으로 찾아갔던 서원계곡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찾았던 때가 워낙 오래되기도 하였지만, 최근에는 각양각색의 캠핑 장비들은 물론이고 캠핑카나 트레일러까지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 봤다면 익숙했을 것들인데 이렇게 보게 되니 뭔가 서원계곡이 더 대단해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비밀장소를 들켜버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러한 서원계곡의 변화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고 있을까?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관광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관광 콘텐츠를 생각할 때는 개인적으로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가?'를 통한 대상 확정을 제일 먼저 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서원계곡을 찾는 사람들은 어떻게 분류를 할 수 있을까?

먼저 앞서 말한 다양한 캠핑 장비를 동원하여 피서지를 찾는 사람들은 아마도 타지에서 서원계곡을 찾아왔거나, 지역 내 거주 중인 30대 전후의 젊은층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이 된다. 그 다음으로는 아직은 멀리 여행을 떠나기엔 어려움이 많은 중·고등학생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마다 찾아오는 50대 이상의 장년층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연령대가 한 곳에 모이게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서원계곡에는 여름이면 해마다 모이게 된다.

대상을 확정짓게 되면 다음으로 생각해 볼 것은 장소의 특수성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장소에서만 할 수 있는 것과 이 장소에서 할 수 없는 것을 나누는 것이 대표적일 수 있는데, 이 장소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이 장소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서원계곡은 국립공원 안에 속해 있고 안전, 환경오염, 동물보호 등 다양한 이유로 보호 정책이 적용되는 곳이다. 이렇다는 것은 전기를 활용한 무대연출이나 불꽃놀이 등과 같은 화려한 특수효과를 이용하는 것은 힘들다는 이야기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콘텐츠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고 많은 사람들이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숲속 음악회'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음악회를 다른 곳과 같이 열리는 것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을 여기서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서원계곡만의 '관광 콘텐츠'라고 보기엔 어려울 것이다.

그럴 때는 서원계곡이 있는 지역의 이야기를 연상시킬 수 있는 음악을 레퍼토리 형식으로 묶는다든지, 혹은 장르적으로 구분을 지어 국악이나 째즈, 아니면 최근 실력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많이 포진 되어있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국악과 퓨전이 합쳐진 퓨전음악 등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좋은 관광지는 시간이 흘러도, 특별한 개발을 하지 않아도 계속 좋은 관광지로 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다. 서원계곡이 그렇듯이.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곳에서의 관광 콘텐츠는 무언가의 대단한 것 보다는 지금의 모습 속에 있는 듯 없는 듯이 사람들의 편안한 시간 속에 스며드는 것을 운영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백승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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