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귀농귀촌(강진군)
②귀농귀촌(강진군)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0.07.29 09:29
  • 호수 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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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 귀농자 지원조례 전국 최초 제정

귀농 지원 사업으로 2009년 101가구 275명 전입, 4만 명 대 인구 유지

전남 강진군은 1읍10개면 인구 4만596명(6월말 현재)인 전남 강진군은 보은군과 거의 비슷하다. 농가호수는 전체 1만8천352가구의 39.6%, 농업인구는 4만1천153명의 36.5%를 차지하고 있다.

예산 또한 올해 당초 예산이 재정자립도 9.2% 수준인 2천377억3천200만원이었고 1회 추경까지 포함해야 재정자립도 11.3%인 2천542억7천300만원이다.


■강진군 귀농 현황

 

연도

2006

2007

2008

2009

2010상반기

가구/명

2/6

14/59

65/160

104/283

57/169

 

보은군 6월말 현재 인구 3만4천731명(1만5천153가구)에 예산은 본예산 2천195억5천100만원, 1회 추경까지 2천357억2천911만원으로 강진군에 비해 인구나 예산규모나 약간 뒤진다.

농업이 주요 산업인 농촌지역 쳐놓고 침체되지 않는 곳이 없다. 농업 소득 감소로 인해 지역을 떠나는 사람들을 매우기 위해 공업정책을 함께 추진해 공단을 조성하고 기업체를 유치하는 등 일자리 창출로 유동인구를 늘리거나 인구유입을 도모한다. 보은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전남 강진군(군수 황주홍)은 달랐다. 보은군과 똑같이 인구감소, 지역 주민의 소득감소를 겪고 있지만 공단을 조성하고 기업체를 유치하는 보은군과 달리 강진군은 장학사업과 함께 귀농자 유치를 그 해답으로 보았다.

지난 16일 장마영향으로 전국에 폭우가 내린다는 예보 속에 2007년 전국에서 최초로 귀농자 지원 조례를 제정해 2009년 101가구를 유치하는 등 매년 100가구를 귀농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귀농자 유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전남 강진군을 찾았다.

귀농자 유치를 위해 (사)귀농사업본부나 귀농학교 등을 다니며 강진군을 홍보하고 또 직접 귀농학교의 강사로 출강하는 등 귀농자들이 강진군으로 전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상혁 군수도 귀농·귀촌자 유치 및 정착지원을 민선5기 공약사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공약이 구두선에 그치지 않고 줄어드는 보은군의 인구감소를 상쇄시키는 전략으로 활용되고 또 고학력의 은퇴자나 고급직업군들이 제2의 삶의 터전으로 보은을 선택함으로써 지역의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지역활력 귀농에서 찾다
강진군에는 농공단지 한 곳 없고 변변한 공장 하나가없다. 유기질 비료, 새시 조립, 싱크대, 철공소, 레미콘, 도자기, 농산물가공, 수산물가공, 정미소 등이 강진군의 기업체란 이름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들이다. 이같이 변변한 제조업체하나 없는 것에 조급해 하지 않고 이런저런 세제지원 등의 미끼를 던져놓고 기업체를 유치하지 않았다. 대신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귀농자를 유치해 농업지역의 특성도 살리고 또 고령화로 노쇠 된 지역인구도 회춘시키고,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농촌현장의 일손도 구할 수 있을 것에 착안, 2006년 말 (사)귀농운동본부 관계자와 황주홍 군수가 귀농지원정책 마련에 나섰다.

지원조례안을 만드는 데 5개월 이상이 걸렸다. 선도 사례가 없고 농식품부에도 관련 법규가 없기 때문에 강진군이 하나에서 열까지 틀을 만드느라 조례 제정까지 많은 시일이 걸린 것이다.

조례안을 만들어놓으니 이젠 군의회와 지역 농민들이 저항이 강진군의 발목을 잡았다. 지역농민들은 등한시하고 외부인들에게 퍼주기 식의 정책을 펴느냐, 군비를 떼일 수 있는데 누가 책임을 지겠느냐며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강진군은 군의 귀농지원업무를 불신하는 지역농민과 군의회를 설득한 끝에 2007년 5월 전국에서 최초로 귀농자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귀농조례에 의거 귀농위원회를 구성해 해마다 귀농지원 대상자와 지원내용을 심의, 확정하고 있다. 귀농지원 신청 자격은 대단히 엄격하다. 본인만 전입해서는 안되고 자녀가 고등학교를 다닐 경우 자녀까지 가족 모두가 강진군으로 전입해야 한다. 1인 단독 세대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전입한지 5개월 이상 18개월 이내인 사람에게 지원하는데 하우스, 축사, 농기계, 과수원, 묘목 입식을 할 수 있도록 가구당 최고 3천만원의 정착 지원금을 지원하고 빈집 보수비로 가구당 500만원을 지원한다.

선도농가에서 현장 체험하는 귀농인턴제에 월 30만원씩 6개월 기한 현장체험 학습비를 지원하고 강진 의료원에서 일반적인 외래 진료 시에는 50%를 감면해주는 혜택도 주어진다.

이렇게 해서 정착지원금으로 2008년 10가구에 2억9천453만원을 지원했고 2009년에는 28가구 8억1천만원을 지원했다. 주택수리비로 2008년 12가구 5천750만원, 2009년 81가구 4억500만원이 지원됐다. 귀농 농업 인턴제를 실시해 18명이 현장 교육 실습비로 6천910여만원이 지원됐다. 이렇게 귀농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와 귀농 3년 만에 순소득 1억원을 달성하는 귀농자가 탄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 축사와 하우스 농지 구입, 농기계 구입 등 정착지원을 위해 25가구를 선정해 6억원 지원했다. 주택도 22가구를 선정해 1억원을 지원했다. 하반기에는 정착 지원금으로 30가구에 9억원을 지원하고 주택 수리비로 30가구에 1억5천만원을 지원한다는 것. 다만 보조금을 받은 귀농자가 지원을 받은 후 5년 이내에 타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실제 농업에 종사하지 않을 경우에는 지원을 취소하고 일부 또는 전액을 회수하도록 했는데, 지원한 지 5년은 안됐지만 2007년 귀농자 지원조례를 제정해 지원받은 183가구 중 지원금 회수에 해당하는 귀농인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같이 귀농인들의 정착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자 귀농인구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06년 2가구 6명에 불과하던 귀농인은 2007년 14가구 59명, 2008년 65가구 160명, 2009년에는 101가구 275명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연령별로는 30대 21가구, 40대 55가구, 50대 86가구, 60대 30가구 등 50대가 가장 많다. 또 귀농인 50%이상이 강진군과 연고가 없는 사람들이다.

강진군은 올해도 100가구 250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인데 상반기에 벌써  57가구 169명을 유치했다. 전국 최고 귀농귀촌 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음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강진군 고형록 귀농업무 담당 계장은 귀농인 1인당 정착지원금과 빈집 수리비를 포함해 3천500만원이 지원되지만 그 10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연고가 없는 귀농자의 친인척들이 지역을 찾기 때문이 유동인구가 늘어 지역 상가도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뿐만아니라 고학력의 4, 50대 젊은이들의 귀농으로 농촌인구가 젊어지고, 부족한 일손을 해결할 수 있는 인력은행 운영, 주민 역량강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 노쇠한 농촌지역 활성화에 귀농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을 강조했다.

 

◆귀농 전담인력 배치
이같이 귀농인을 유치해 지역활성화에도 도움이 된 강진군은 이제 귀농인을 유치하기 위해 발로 뛰지 않아도 귀농 선배들로 부터 정보를 듣고 지역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매일 전화 문의가 20여건에 달하고 매일 2, 3가구는 직접 방문해 상담을 하는 등 강진군으로 귀농을 위한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귀농을 위해 강진군 기술센터를 찾은 사람만도 5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강진군의 이같은 귀농업무 성과에는 귀농지원 업무 담당인력이 별도로 있는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업무에 귀농업무까지 중복될 경우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다보면 귀농업무를 덤으로 여겨 효율적으로 추진하기가 어렵다.

귀농상담을 해올 경우 귀농업무를 덤으로 껴안고 있는 담당자는 업무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즉답을 해주지 못함으로써 귀농인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귀농의지를 꺾을 수도 있고 지역에 대한 이미지손상도 가져올 수 있다.

귀농이 사회적 현상이 되고 있는 지금 귀농전담자 배치는 필수인데, 강진군은 이를 잘 활용한 사례다.

강진군농업기술센터 고형록 계장은 "한 사람 혹은 한가정이 직업과 거주지 등을 모두 옮기는 것을 돕는 것인데 각종 영농활동을 지원하는 것부터 빈집 수리하는 것, 교육을 지원하는 것까지 담당자가 모르면 귀농인이 제대로 지원받기도 어렵고 예산이 제대로 쓰이기도 어렵다"며 전담 공무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멘토제 운영과 귀농인 소모임도 귀농인 정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멘토제는 연 4회 간담회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데 귀농과정의 문제점 등 귀농인이 생활하면서 어려운 점등을 토로, 해결방안을 모색하거나 용기를 주는 등 정착의지를 갖게 하고 있다. 또 귀농연구회와 행정동우회와의 자매결연, 여성 귀농인 교육 등 정보 공유의 장도 마련해놓고 있는데, 특히 행정동우회에서는 귀농인들과 자매결연, 귀농초기 이들이 겪을 수 있는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을 수렴해 해결해주는 등 행정적 지원으로 조기 정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매월 1회 귀농인 전체모임을 갖고 작목별 소모임은 별도로 야간에 농장에서 수시로 갖는데 기술센터 전문지도사가 실습교육을 진행함으로써 작목에 대한 기술 습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때 귀농인들은 서로를 격려하는 사이가 되고 서로 멘토, 멘티가 되는 등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돼 귀농에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하고 있다.

 

◆원주민과의 융화
농촌에 살고 있는 이들도 우리 마을에 둥지를 튼 낯선 이방인에게 뭔지는 모를 서먹함이 남아 있어 선뜻 다가가지 않는다. 서로 친숙해질 기회가 없어 귀농인은 이방인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마을회의, 주민단합대회 등에 참석하지 않으면 더더욱 물과 기름 같은 사이로 남게 된다.

이렇게 주변 사람들과 친해지고 정을 붙이지 못하면 농촌생활이 도시보다 더욱 힘들게 느껴지고 어려워지게 된다. 이웃집 숟가락 개수까지 다 안다는 농촌에서는 그래서 평판이 중요하다. 도시에서 실패한 뒤 인생의 도피처로 귀농한 것처럼 왜곡된 시각이 형성되면 안된다. 그런 인상이 마을에 정착하기 어렵게 만든다.

강진군은 귀농인 지원업무 3년 만에 마을 이장을 4명이나 배출했다. 지역원주민과 이방인 귀농인간 융화가 잘돼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녹아들었고 귀농인을 고운 눈으로 바라봐주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또 그들이 지역에 정착한 성공한 농부로, 인생 2막을 써내려갈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강진 주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강진군도 인구감소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지역을 회생시키고 활력화 할 수 있는 키를 귀농에서 찾은 강진군을 거울로 삼기 위해 자치단체는 물론 예비 귀농인들의 발길을 이어지고 있다. 강진군의 사례가 인구감소를 겪는 우리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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