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 편집부
  • 승인 2018.07.11 22:31
  • 호수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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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보은 장신)

지난 7월 6일 금요일이었습니다. 보은농협하나로마트에서 첫 눈에 보아도 외지에서 온 것 같은 의류업체가 마트 내부 한 곳에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꽤 많은 물건들을 펼쳐놓고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법 많은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모습에 화가 치밀렀습니다. 지점장을 만나 얘기를 하는데 지점장 왈 마트 매출이 많이 떨어져서 본인이 외지 의류업체를 불러들였다 하더군요.

제가 지점장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농협하나로마트가 생긴 이후에 보은지역의 개인마트와 작은 구멍가게의 실상은 아주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더구나 요즘 최악의 경기상황 속에 굳이 외지 의류업체까지 불러들여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데 이 사람들이 보은 지역의 세금을 냅니까? 하고 따져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지점장 왈 이 사람들에게 우리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수수료를 받는다고 하더군요.

저는 참 한심스러웠습니다. 기존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를 하던 물건들을 행사를 한다면 뭐라하겠습니까? 외지 의류업체에서 농협 하나로마트에게 지불하는 수수료가 얼마나 큰 돈인지 모르겠으나 보은지역 상인들을 무시하면서 까지 진행할만한 일인지 화가납니다.

동네마다 행사벽보를 자기들 마음대로 남의 건물에 붙여가면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볼 때 하나로마트의 영업방침에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앞으로 수수료를 많이 준다면 어떠한 업종도 입점시켜서 행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지역업체를 모집 선발해서 할 수 있는 멋진 상생의 길은 왜 찾지를 못했는지 답답합니다.

그 옛날 우리조상들은 힘들고 어려운 농경사회 속에서도 가을걷이를 할 때 짐승들의 먹을거리를 남겨놓고 수확을 하는 상생의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보은은 줄어드는 인구와 어려운 상권 속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외지에서 온 업체가 1년 365일 이런 저런 물건들을 각종의 타이틀을 걸고 팔고 떠납니다. 그 상인들이 보은지역에서 열흘 또는 한 달간 물건을 팔고 간다면 지역의 같은 업종을 운영하는 상인에게는 몇 배수 큰 타격을 주고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연 외지에서 온 상인들이 사업자 자격이 있는지도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일을 보며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 업종이 아니니까" 또는 "그런 걸 가지고 뭐~"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나하고 직접 연관이 될 수 있는 일일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보은농협하나로마트는 지역상인들의 어려움을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들의 이익만을 위해 행하는 것을 볼 때 앞으로 얼마든지 지역상인들에게 칼 끝이 향한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김기석(보은 장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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