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습니까?
누구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습니까?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0.07.22 09:08
  • 호수 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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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군수가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지난 20일자 인사를 두고 지역주민들의 분석이 놀랍다.

사무관을 중심으로 승진과 보직이동을 포함해 22명이다. 즉 4급 서기관 1명, 5급 사무관 승진 4명, 5급 전보 13명, 6급 전보 4명에 대한 인사가 고작이었다. 6급 전보인사의 경우 하위직 즉 실무직들이 가고 싶어 하는 꿈의 자리인 주요 보직에 대한 이동이 이뤄졌기 때문에 내용면으로 보면 사실상 보은군 공무원 인사를 다 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주민들은 인사내용을 보고는 과연 정상혁 군수가 인사권을 발휘해 적임자를 보직 배치한 것인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누구는 누가, 누구는 누구를 줄로 확보하고, 누구는 그동안 한 번도 들르지 않던 누구네 가게를 선거 후 자주 들리더니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는가 보다는 등등의 나름대로 해석을 내놓았다. 누구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평가를 액면으로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또 실제로 그런 입김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전혀 엉터리 분석은 아닌 것 같다.

정 군수가 당선이라는 빚을 졌기 때문에 그 빚을 갚기 위해 좋은 말로 하면 조언, 아니 부담이 되는 청탁을 거절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말까지 하고 있다.

취임 한 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직원들을 분석하고 실력을 평가했을까. 도의원을 지냈고 지역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었겠지만 기자가 봐도 놀랍다. 주민들의 평가처럼 누구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어쨌든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을 배치하는 인사를 통해 조직을 관리하고 정 군수가 이루고자 하는 군정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한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적임자인가 라는 부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젓고 있다. 정말 그들이 그 자리에 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느냐, 그 자리에 갈 정도의 경력을 가졌느냐하는데서 주민들은 높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고 동료 공무원들조차도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말은 안하지만 내심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발탁되지 않은 사람이 불평, 불만을 쏟아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공무원들의 능력은 동료들이 가장 잘 안다. 실력보다는 햇빛만 지향하는 생활로 용케 살아남아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도 잘 알고 있다. 그야말로 정치공무원인 것이다.

선거에 개입해 당선자에게 줄을 대는 공무원은 조직의 화합을 깨뜨리는 사람이라고 정 군수가 당선자 시절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햇빛만 지향해온 조직원이 누구일까. 그를 가려내는 것이 정 군수가 해야 할 일이다. 그 사람이 햇볕을 받는 사이 생긴 그림자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을 하는데도 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공무원들이 무기력함을 느낄 때, 보은군 전체에 피해를 주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군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다.

정 군수는 7월20일자 사무관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하면서 6급 이하에 대해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업무보고가 끝난 후 이를 참고해 8월초에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 군수는 본사와 가진 대담에서 이번 첫 승진 인사는 자신이 업무를 시작한 후 근무평점 등이 적용된 것이 아니고 전임자 임기 내 실시한 근평이 적용된 것이라고 했다.

인사청탁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고 기능직이나 계약직 등 빈자리가 생겼을 때 선거 때 도움을 줬다고 해서 우선 채용하지는 않을 것이며, 단순직이 아닌 다음에야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임 군수 모두 인사청탁이 들어올 경우 해당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히고 강력하게 의사 표명까지 했지만, 사라지지 않은 것을 보면 청탁은 이미 묵인하고 있는 관행이 되어버린 것 같다.

8월에 실시할 후속인사는 원래부터 있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읽어낸 그런 그림자가 보이지 않고 정 군수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인사라고 공무원들도, 주민들도 평가할 수 있는 인사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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