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외면 김윤제‧영제‧학제, 3형제 밴드
산외면 김윤제‧영제‧학제, 3형제 밴드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03.22 15:02
  • 호수 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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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체로 산외면 민속한마당 행사에서 타고난 기량 뽐내
▲ 산외면 3형제 밴드(사진 왼쪽부터 셋째 학제, 첫째 윤제,둘째 영제)가 함께 촬영을 하기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음악 유전자가 뼛속까지 흐르는 삼형제의 흥겨운 무대

음악인 가족, 흥이 넘치는 가족, 음악이 흐르면 몸이 들썩들썩, 손가락으로 연주 시늉을 해도 마치 악기를 연주하는 것처럼 착각할 정도로 재능이 있는 사람들. 산외면 백석2리 은점마을 김윤제‧영제‧학제씨 삼형제를 말한다.

 이들 3형제가 지난 3월 10일 산외면민속한마당 행사에서 무대에 올라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한껏 흥을 돋우는 밴드를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3형제 완전체의 밴드 공연에 주민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날 큰형 김윤제씨는 메인 기타연주자로 참여했고 둘째형인 김영제 산외면 부면장은 노래를 부르고 셋째인 막내 김학제씨도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다.

 이들의 음악적 재능은 노래를 잘 부르는 등 어머니 등 외가 쪽과 하모니카를 멋들어지게 불고 상쇠를 잘 다뤘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소질이다. 부모의 유전자가 고스란히 아들에게 대물림된 것이다.

 3형제 밴드의 둘째인 김영제 부면장은 노래를 잘 부른다. 색소폰을 배워 취미로 즐기고 있지만 본업은 공무원, 그리고 사과와 대추농사를 짓는 농부이다. 연암대학 재학 중 밴드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는 셋째 학제씨는 지금도 여전히 기타를 연주하지만 어쨌든 음악은 아직 취미생활로 하고 본업은 호접란 농장을 운영하는 역시 농부 사장이다.

 첫째인 김윤제씨는 동생들과 달리 음악으로 돈을 벌어 밥을 먹고 사는 음악인이다. 2010년 10월 첫 음반을 내고 대한가수협회에 예명 김동민으로 등록된 가수다. 대추축제 때 무대에서 많이 불렀던 속리연가, 대추골 처녀 총각이 그의 곡이다. 3형제 밴드의 리더 김윤제씨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음악을 한 후 4년간의 횟집 운영, 9개월간 택시운전한 것을 빼면 중독돼 있는 음악을 손에 놓지 않은 천상 가수이자 연주자이다.

 자식을 크게 출세시키기 위해 산외초등학교 4학년때 부산으로 전학간 장남 김윤제씨는 학구열이 높은 아버지의 기대주였다. 하지만 공부하라고 보낸 부산에서 김윤제씨는 공부가 아닌 잠재된 음악적 재능을 살리는 기회만 만들었다.  사촌형이 멋있게 폼을 잡고 치는 기타소리에 흠뻑 빠져 큰집 식구들 몰래 사촌형의 기타를 꺼내 어깨너머로 훔쳐본 기타코드를 잡았다. 재미있는 악기연주에 흠뻑 빠진 김윤제씨는 방학을 맞아 시골집에 갈 때도 기타나 트럼펫을 끼고 갔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딴따라'하려고 한다며 악기를 부숴버리고 매질을 하면서 장남의 공부를 독려했다.

 그런데도 정신을 못차리고(?) 용돈을 모아 트럼본을 구입해 부는 등 악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해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들어가서는 정식으로 트럼펫을 배웠다. 군대라고 해서 거의 악기에 대한 열정을 막지는 못했던 것. 제대 후 한 때 우체국에 취업하기도 했지만 중도에 그만뒀다.

 매질도 하고 혼도 내면서 뜯어말렸지만 아들의 취미이자 특기로 가장 잘하는 것이 악기라는 것을 아버지도 인정하고 지금의 문화서점 자리에 하모니 음악사라는 악기점을 차려줬다.

 그 때 보은중학교 밴드부 지도교사의 부탁으로 아이들을 지도했고 보은여상(현 보은정보고) 1~3회까지는 특별활동 시간에 기타를 가르치는 외부강사로도 활동했다.

 이후 16년째 여성회관 가요교실 강사를 하고 있고, 문화원 기타교실 강사도 15년째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에게 매를 맞으면서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악기인데 김윤제씨에게 직업을 만들어 준 것이다.

 오로지 음악인생을 살아온 그에게 음악은 삶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큰 수술을 받고, 병마를 딛고, 바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음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의 그의 설명이다.

 자기가 사랑한 음악은 남들도 분명히 사랑하리라 생각한 김윤제씨는 강사로 활동하는 16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휴강하지 않았다. 그 어떤 급한 일도 강사활동 시간 외로 밀렸다.

 수업이 없는 날은 앰프, 기타, 키보드, 색소폰, 드럼 등 거의 모든 악기를 갖추고 있는 6평 남짓한 작곡 및 편곡실에서 연주하고 작곡하는 시간을 갖는다. 방음을 위해 15일간 일일이 계란판 1천600개를 붙인 그의 음악실은 연습공간이 없는 기타교실 수강생들에게 연습실로 기꺼이 내줬다.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김윤제씨는 3형제가 모여 음악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갖고 있었지만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아쉬워했다.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가족밴드, 삼형제 밴드 완전체가 모여 공연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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