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해를 보내며
2017년 한해를 보내며
  • 편집부
  • 승인 2017.12.27 23:02
  • 호수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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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옥

새벽에 눈이 좀 내렸는지 마당엔 눈이 얕게 쌓였고 고양이 발자국이 여럿 보였다. 그리고 바람이 차게 분다. 흔하게 말하는 마지막 달력과 숫자도 이제 몇 안 남았다. 지난 달력의 숫자 속에 많은 이야기를 머릿속이며, 메모지며, 일기장 혹은 본인만이 아는 은밀한 어딘가에 간직해 두고 있을 법도 하다, 또는 지우거나 잊고 싶어도 머릿속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불쑥 튀어나와 가슴을 아리게 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떠올릴수록 힘이 되는 사연도 있을 것이다.

어느 해나 그렇겠지만 올해는 유독 큰일들이 많았다. 촛불과 함께 닭울음소리로 2017년 첫날 아침을 열었고,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고,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전쟁 위기라는 말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 맞물러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는 경제적 타격까지 국내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 밖에도 살충제 계란 파동, 포항의 5.4규모의 지진과 수능평가가 일주일 연기되고, 인천 초등생 유괴, 살인, 어금니 아빠 살인사건으로 충격을 주었다. 후원금으로 호의호식한 어금니 아빠 사건으로 사랑의 온도 모금액이 저조하다는 소식까지 들려 마음이 무거울 때,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로 많은 희생자가 생겼다.

또 보은군에서는 구제역으로 인해 축산농가의 피해가 컸다. 다행히 보은군 전체로 번지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우울하기만 했던 한 해는 아니었다. 우리 사회는 아직 따뜻하고 정이 있는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많다. 한파 속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노인에게 패딩을 덮어주고 집까지 데려다 준 중학생들이며, 기부가 많이 줄어든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얼굴 없는 기부자'들이 몇 년째 기부를 하며 훈훈함을 전해준다.

이렇게 우리는 지난 일을 생각하며 아쉬워하기도 하고, 미소 짓기도 하면서 마음속에 새해는 계획된 일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맞이한다. 누구는 토정비결로 누구는 월별 계획표를 작성하며 새해를 준비한다. 또 금연, 금주 등 각자의 목표를 정하며 새해를 준비한다. 각자 정한 계획과 목표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18년 많은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도 좋지만 조병화 시인의 시처럼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하다.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사랑으로 더욱더

가까이 어어져라

'신년시(新年時)'의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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