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우리 사회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 편집부
  • 승인 2017.11.23 10:57
  • 호수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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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한 뼘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겨울은 낭만적인 겨울일지도 모른다. 얼마 전 나는 친구들과 함께 '벼랑에 선 사람들'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하루아침에 누구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으며, 우리 사회에는 벼랑에 선 사람들과 벼랑에서 떨어진 사람이 많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겨울의 따스함이 아닌 쓸쓸함을 엿보았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하고 낭만적일 겨울이, 누군가에게는 추위에 떠는 고단한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수능 예정일이었던 지난 11월 16일에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있었던 '7호실' 무대인사를 보러 갔다.

영화를 예고편으로 보았을 때 7호실은 그저 재미있는 영화인 줄 알았다. 하지만 영화를 본 후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결말. 이해되지 않고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후에 7호실의 결말을 검색해보았는데, 7호실은 벼랑에 선 사람들과 같이 망해가는 DVD 가게 사장인 두식과 학자금 빚을 갚으려 DVD방에서 일하는 알바생 태정을 주인공으로 다룬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춘 영화였다. DVD 가게 사장과 알바생은 갑과 을의 관계라고 생각하게 된다.

처음에는 DVD방을 최대한 비싸게 팔고 싶었지만, 마지막엔 돈을 얼마를 받든 그저 족쇄 같은 DVD방을 처리하고 나가기만 바랐던 사장 두식의 모습과 공부를 하고 싶어도 빚이라는 구렁이에 빠진 대학생 태정의 모습에서 사장과 알바생은 갑과 을이 아닌 을과 을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7호실에서 가장 비추고 싶었던 것은 한국에서 하락세인 DVD방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학자금 대출이라는 빚으로 얼룩진 20대의 삶, 존재조차 쉬이 잊히는 외국인 노동자 등 한국 사회의 어두운 구석인 것 같다.

벼랑에 선 사람들 중 이득을 본 사람은 없다. 7호실 역시 DVD 방 사장과 알바생 모두 이득을 본 사람은 없다. 벼랑에 선 사람들이 갑과 을이 아닌 을과 을의 관계임을 보여준 7호실을 보며 갑·을 관계는 없어야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모두가 을이고 모두가 행복하지 않으면 누가 이득을 보며 누가 갑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박민혜(보은여고 2)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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