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산대 대박축제, "대박나세요"
잘산대 대박축제, "대박나세요"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7.08.17 10:26
  • 호수 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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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대리 신개울마을, 8월 29일까지 계속
▲ 잘산대 대박축제장의 류재면 위원장이 대박터널에서 관광객들에게 뱀오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린 청주에 살아요. 토요일이라 속리산에 놀러 갔다가 축제 한다는 홍보물 붙여놓은 것 보고 왔는데 찾느라 혼이 났어요. 점심으로 먹은 박나물 비빔밥이 아주 맛있더라구."

청주에서 왔다는 어르신들은 "올같이 가물은 해에 어째 이렇게 박을 잘 키웠느냐"며 "우리는 호박 몇 모종 키우는데도 키우느라 죽을 뻔했는데 이렇게 많은 박은 박을 키우느라 정말 고생했겠다"며 잘산대 대박 터널을 보고는 감탄했다.

이들은 옛날에 초가지붕에 박이 달려 있고 달빛에 하얀빛을 내는 둥근 박을 보면 마음이 풍성해지는 것 같았다고 과거를 추억했다.

대박축제장을 찾은 외지 관광객들은 하우스와 마을 뒤 산책로까지 약 2㎞ 길이의 터널 내 심겨진 60여종의 박 종류에 놀라고 또 전혀 보지 못했던 새롭고 신기한 박을 보고 감탄했다.

산외면 신대리 신개울마을 류청열 이장과 류재면 위원장 등은 "모종을 심고 물을 주고 떡잎을 따주는 등 대박축제를 하기까지 주민들의 손이 10만 번은 오갔어요. 여기 박 고정하고 줄기를 잡아주는데 쓴 집게만 해도 5만개가 달려 있어요"라며 주민들이 정성이 들어간 것이고 주민 모두가 힘을 합해 축제를 개최하는 것임을 밝혔다.

류재면 위원장은 길이 2미터 50까지 자라 수상기록을 갖고 있는 수세미와 우리나라에서는 최대 347㎏까지 컸지만 외국에서는 500㎏까지 컸다는 슈퍼호박, 겨울철 임금님 상에 올랐다는 동과, 뱀처럼 생긴 뱀오이, 도깨비방망이를 닮은 박 등을 설명했다.

류재면 위원장은 특히 청자와 백자를 닮은 박을 설명하면서 "청자와 백자가 매달려 있는 것 봤느냐"며 "아마도 250억원, 1천억원은 족히 나가지 않겠냐, 여기서 가장 비싼 박"이라며 재치있게 설명해 관광객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또 하우스 안에 무성한 박 잎이 터널을 이룬 대박터널 안은 외부와 비교하면 최소 2, 3도 차이가 나는데 이는 박이 수분을 머금고 있기 때문으로 물 터널 안에 서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며 신기한 박도 보고 여름철 피서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추천했다.

실제로 관광객들은 외부는 폭염을 보였지만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시원한 터널 안에서 다양한 박을 감상하고 박나물 비빔밥과 박잎 부침, 메밀전병, 김치전, 그리고 호박을 활용한 식혜 등 색다른 음식을 맛보기도 했다.

관광객들은 "다양한 음식도 맛보고 또 신기한 박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대박축제가 정말 대박나서 주민들 모두 잘살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성교육장으로 인증을 받은 잘산대 대박마을은 볏짚공예와 산대리에서 수확한 박을 이용한 박공예 체험프로그램 등 농촌의 전통문화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보은의 대표 명소를 볼 수 있는 미니어처공원과 산책로, 시골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먹거리 장터도 운영돼 도시 관광객들에게 시골 정서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2011년 농업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박과 식물을 심은 산대리 신개울 마을은 2015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축제 공모에 선정돼 1회 잘산대 대박축제를 개최한 데 이어 2, 3회축제는 자력으로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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