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전문 '수라상'
백반전문 '수라상'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08.10 10:55
  • 호수 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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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한정식 전문, 친정엄마의 손맛 유혜순씨
▲ 수라상 주인장 유혜순씨(오른쪽)와 주방담당 전선옥씨.

임금님처럼 누군가가 나를 위해 정성을 다해 만든 밥상을 받아보는 기분은 어떨까?

보은경찰서 맞은편, 백반전문 '수라상'을 운영하고 있는 유혜순씨를 만나 그녀의 음식이야기를 들어봤다.

#집간장과 된장, 직접 기른 채소로 만든 12첩 반상

"손님들에게 임금님 밥상처럼 정성을 다해 모신다는 의미에서 수라상이라 상호를 지었어요"

이름처럼 그녀의 밥상은 12첩을 넘는 반찬을 자랑한다. 돼지고기 불고기와 생선구이, 된장찌개와 장아찌는 물론, 샐러드와 각종 나물무침이 한상 차려진다.

특징은 된장과 간장은 친정어머니가 직접 담은 장을 이용하고 감자와 고추, 가지, 상추 등 각종 채소도 직접 농사지은 것으로 대부분 이용한다.

"나물무침은 직접 짠 참기름과 들기름을 이용해 만듭니다"

좋은 재료와 신선한 재료, 특히 직접 짠 참들기름은 특별한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도 감칠맛과 깔끔한 맛을 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모든 재료를 사서 한다면 지금의 가격으로 손님을 대접할 수 없을 거에요" 그녀가 자신있게 추천하는 가정식백반 가격은 8천원이다.

7월 12일에 가게문을 열었으니 이제 한달도 되지 않았지만 그녀의 정성과 손맛, 푸짐한 인심에 단체와 가족단위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

"닭백숙이나 닭볶음탕에도 사는 약재도 넣지만, 외삼촌이 산에서 채취한 약초를 많이 이용합니다"

이외에도 여름별미로 냉메밀국수는 주방장 전선옥씨가 직접 육수를 내기 때문에 메일국수 전문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홍어와 골뱅이무침, 보쌈 등의 술안주도 준비돼 있어 단체 회식자리로도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일복을 타고난 그녀

내북 서지리가 고향인 그녀는 스무살부터 서울과 청주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 올초에 다시 고향에 돌아올 때는 쉬면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다.

"서울과 청주에서 한정식만 20년 했어요"

한정식은 반찬 가짓수가 많아 다른 요식업보다 고되다. 또한 주인장의 손길이 일일이 닿지 않으면 한정식 깊은 맛을 낼 수가 없다. 때문에 보다 쉬운 업종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뜻처럼 잘 되지 않았다.

"일복을 타고 났나봐요. 청주에서도 처음에는 호프 체인점으로 시작했는데 손님들의 성화에 한정식까지 하게 됐죠"

음식이라면 못하는게 없는 그녀는 출출한 손님들을 위해 서비스 음식으로 몇가지 대접하다보니, 결국 한정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청주에서 저희집 단골손님이었던 분들을 여기서 다시 만나요"

보은 관공서로 발령받은 사람들은 그녀의 푸짐한 인심과 손맛을 기억하고 다시 발길을 하고 있다.

#사람을 좋아하는 그녀

유혜순씨는 유난히 사람을 좋아한다. 눈가에 웃음을 따라 곱게 난 작은 주름이 그녀의 성품을 말해주는 듯 하다.

"손님들이 부족한 건 없는지 살피다보면 자꾸 서비스 음식을 하게 돼요"

정신없이 바쁠 때는 일일이 챙기기 어렵지만, 여유로울 때는 재료값이 남지 않을 정도로 과하다 싶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녀의 넉넉한 인심을 탓할 수밖에...

"얼마전 결혼한 아들 내외와 고향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어요. 주변의 친구들도 다시 만나고 있고 바쁜 나날이지만 행복해요"라며 그녀는 다시 분주히 일을 시작한다. (☎ 544-8266) 보은읍 장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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