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가 끝나는 날은
내 가슴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
새로운 묘에는
옛 흙이 향그러
단 한 번
나는 울지도 않았다.
새야 새 중에도 종다리야
화살처럼 날아가거라
나의 슬픔은
오직 님을 향하여
나의 과녁은
오직 님을 향하여
단 한 번
기꺼운 적도 없었더란다.
슬피 바래는 마음만이
그를 좇아내
노래는 벗과 함께 느끼었노라.
나의 노래가 끝나는 날은
내 무덤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
- 1939년 '시학'
이 시의 화자인 오장환은 내가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된 날, 즉 내가 살아 있지 않게 되는 날, 내 무덤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는 이야기를 한다.
시는 전체적으로 세 부분의 의미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의미단락의 내용은 죽음을 덮는 흙도 향그럽기 때문에 울지 않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의미 단락은 슬픔은 오직 님을 향해 종다리처럼 날아갔고 세 번째 의미단락은 슬픈 희망을 품고 그(님)을 좇아 벗과 함께 노래하고 느꼈다는 것이다.
그(님)는 내 노래를 들어주던 분, 내 슬픔을 알아주던 분, 내 삶의 과녁이요, 목표이던 분(조국)일 것이다.
'묘'와 '향그런 흙'도 죽음과 새로움을 의미한다. 새로움과 향그러움 때문에 죽음 앞에서도 울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꽃은 죽음을 딛고 핀 꽃이다. 무덤 위에 아름답고 영원한 생명을 노래하는 문학의 꽃이 피어나기를(조국의 광복)소망하는 간절한 마음이 이 속에 담겨있다.
오장환문학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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