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주년 기획 - ①민선 6기 평가
창간 8주년 기획 - ①민선 6기 평가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7.06.15 12:25
  • 호수 3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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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 먹은 보은자치, 주민 기대치에는 미달
오는 7월 1일은 군수 등 자치단체장과 의회의원까지 내손으로 뽑은 지방자치 부활 22년을 맞는다. 22주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과연 우리지역의 자치는 성숙했나?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고 자청하고 출마했던 선출직들은 진정 지역을 위해 일을 했을까? 하고 군민들에게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아마도 상당히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자질논란에 인기영합, 공무보다는 표를 의식해 사적으로 편향되게 공무를 보는 등 선출직들의 성적표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6월 18일로 본보는 창간 8주년을 맞는다. 본보는 이번 창간 8주년 기획으로 우리지역의 자치 성적표는 어느 수준일까 평가하고 2018년 치러질 지방선거를 겨냥하고 있는 출마예정자의 면면을 살펴보고 우리지역의 미래 비전을 담을 수 있는 정책을 출마자가 던져주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주민이 중심이 되어 고민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편집자)

 

정상혁 호 선장 정상혁 군수, 20세기 식 관치문화 상존

▲ 군수 특강을 밝히고 있는 업무 계획.

흔히들 어떤 사업이 성공하려면 제도가 잘 수립돼, 시스템대로 잘 굴러가던지, 아니면 그 사업에 열정을 가진 미친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꼽는다. 거의 모든 구성원의 관심이 떨어져도 그 중 몇 명만이 관심을 갖고 있으면 충분히 그 사업을 이끌어가고 결과는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방자치 부활을 22주년 역사로 볼 때 그간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어도 이제는 성숙기에 접어들 나이이지만 우리 보은의 자치의식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보은의 자치수준을 평가할 시민단체 하나 없는 보은의 현실에서 22주년을 맞는 지방자치를 마냥 축하하고 칭찬하기에는 부족하고 아쉽기만 하다.

군민들은 자치시대의 주인, 주인공이어야 함에도 보은군에서 시행한 사업에서 떨어지는 떡고물이나 받아먹는 주변인, 들러리로 전락된 느낌이다.

군민의 의견이 반영된 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보은군, 특히 정상혁 군수가 생각하는 사업에 대해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확보하고 시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보은군민들이 지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사업을 하면 좋은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거나 주민 의견을 반영시키기 위해 계획을 변경하는 등 과정이나 절차를 거치는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민선 6기를 이어오는 동안 보은군은 주민이 선출한 수장 4명을 맞았다. 이중 정상혁 군수는 5, 6기 8년째를 집권중이다. 2010년부터 4년, 그리고 2014년부터 2018년 6월 30일까지 8년을 정상혁 군수가 연임 중이다.

지방자치 초기엔 주민들도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후 지방자치역사가 누적되면서 군민들도 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됐지만 여전히 군민은 수동적 방관자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보은군에는 자치, 참여, 소통의 문화가 자리를 잡지 못했다.

7년간 보은군 수장으로 일하고 있는 정상혁 호의 군정 특징을 보면 이것이 제대로 확인된다. 민선6기 정상혁 군수가 갖고 있는 군민에 대한 마인드 및 군정은 크게 3개로 특징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군민은 정보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정보력도 강화됐고 학력도 일정 수준을 갖췄지만 여전히 교육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

두 번째는 지방의회뿐만 아니라 군민들을 지방자치의 동반자로 인식해 주민과 함께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파트너가 아닌 단순히 주는 떡이나 받아먹는 수동형 구성원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

세 번째는 과거 현감이나 군수 등 지방수령이 선정을 베풀어 백성들이 송덕비 또는 선정비를 세워 고마움을 표하지만, 정 군수는 자신의 지나온 족적을 스스로 남기고 있다는 점.

 

군민은 여전히 교육의 대상(?)

1999년 20세기를 마무리 하고 21세기 시작년도인 2000년 이후 17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지만 정상혁 군수에게 군민은 여전히 깨우쳐야할 것이 많은 대상으로 여기는 것 같다.

야학으로 문맹자들에게 한글을 깨우치게 했다던 자신의 젊은 시절 속 군민들처럼 아직도 우매한 백성으로 여기는 것 같은 생각을 갖게 한다.

군민을, 교육을 받아야 하는 피교육자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군정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보은군정의 성과사업으로 꼽는 각 읍면 노인대학 노인들은 정상혁 군수의 단골 특강 대상이다. 노인회 부설 노인대학을 비롯해 10개 면지역 노인대학에서 매년 특강이라는 이름으로 노인 대상 정신교육(?)을 하고 있다.  노인대학 뿐만이 아니다. 음식업지부, 여성단체, 자원봉사센터,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등 군내 각종 단체마다 실시하는 선진지 견학에 먼길 마다하지 않고 참석해 이들을 대상으로도 특강을 하고 있다.

또 산채대학, 대추대학 등 각종 농업인대학도 정상혁 군수가 빼놓지 않고 특강을 하는 대상이다.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고 정보도 습득하고, 기술 등을 배워야 하는 귀중한 시간에 정 군수 특강시간은 빠짐없이 배정해놓고 있다. 그래서 해당 대학생들은 그동안 귀가 닳도록 들었던 레퍼토리가 비슷한 '특강'을 먼 곳까지 가서도 들어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다. 이밖에도 특강, 교육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지만 단체가 주최, 주관하는 행사에서도 정 군수는 축사 또는 격려사를 하면서 상당 시간을 교육(?)내용으로 채운다.

군민들이 목불식정(目不識丁) 수준도 아니고 21세기, 4차 산업혁명 운운하고 있는 시대인데도 군민들은 여전히 미개해서 교육을 받아야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시대착오적 발상은 정상혁 호가 버려야 할 유산 1호이다.

민관 거버넌스, 딴 나라 얘기(?)

관선이 아닌 민선시대에는 일방이 아닌, 쌍방, 상의하달보다는 하의상달, 소통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 특히나 자치단체장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군의 비전을 공유하고 군민과 소통하면서 군민의 이해와 참여를 바탕으로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주민과 협치(協治)라고 할 수 있는 민관거버넌스(民官 governance)는 민선5기 화두처럼 등장했지만 정상혁 군수의 보은군정에서는 생소하기만 한 용어다.

민간인이 참여한 각종 위원회를 민관거버넌스 형태라고 주장 할 수도 있겠지만 위원회와 거버넌스는 차원이 다르다.

민관 거버넌스가 활성화 된 자치단체는 주민에게 참여의 장을 확대하면서 자치단체의 회의실은 이해 당사자와 민간전문가의 회의로 항상 붐비고 실과는 정책 입안과 집행, 평가에 늘 민과 관이 함께 한다. 지방자치제의 진정한 주인인 군민의 목소리는 군정의 중요한 정책 결정에 비중있게 담긴다. 선진화된 지방자치단체는 민관 거버넌스가 활성화돼 군정을 이끄는 핵심 운영원리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보은군은 군수를 비롯해 공무원들의 마인드는 아직도 관 주도에 익숙해 있다. 주민은 들러리 일뿐이고 각종 위원회에 참여한 민은 군정이 관 일방이 아닌, 민을 참여시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일종의 명분,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20세기만 해도 '관존민비(官尊民卑), 즉 관리는 높고 귀하며 백성은 낮고 천하다고 여기는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관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의사결정을 주도했다. 관이 지시하면 민은 따라가는 구조였다. 지방자치가 부활되면서 이런 인식은 크게 사라졌지만 그 시대에 공직에 있었던 정 군수에겐 아직도 이 마인드가 자리잡고 있음이 발견된다.

"저는 군수를 하면서 돈 한 푼 먹은 적이 없고, 어떤 순간도 저 개인의 이익을 위하지 않고 모두가 보은군의 발전, 주민을 위한 것"이라는 발언을 종종한다. 그러니 보은군에서 시행하는 사업을 반대하면 보은을 떠나면 된다는 식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기도 한다. 보은군의 주인이 군민인데 군수가 추진하는 사업을 반대한다,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보은을 떠나라는 식은 4년 군정을 위임받은 군수가 주인에게 할 소리가 아니다.

또 내가 내 개인 이익을 취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 다 이 보은 땅에 시혜를 베푸는 것이니 군민들은 아무소리 말고 주는 떡이나 받아먹으면 된다는 식으로 이해되기에 충분하다.

보은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을 보면 군민들의 여론,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은 채 밀어붙이기 식의 사업이 많다.

대표적 사례를 꼽아보자면 속리산에 조성하겠다고 고집스럽게 주장하고 있는 복합문화시설, 장안면 한옥마을조성사업, 속리산 휴양관광단지 개발계획 등이다.

이들 사업을 결정하기 전 의회는 물론 지역 주민들과 난상토론을 하고 오랜 숙의 끝에 사업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전혀 구동되지 않은 채 보은군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의회나 군민들에게 통보하는 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모든 게 관(官) 주도였던 20세기식 인식에서 비롯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관주도가 산업화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긴 했지만, 21세기에는 새로운 과제를 해결하는데 관 주도의 밀어붙이기 식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보은군의 진정한 주인인 군민의 참여 없이는 그 어떤 과제도 풀어낼 수가 없다. 권위주의, 소통 없는 행정은 갈등을 심화시켜 결국 더 큰 비용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민과 관이 함께하고 군과 군민, 지역사회가 책임을 나눠 가질 때 비로소 행정은 빛을 낼 수 있다.

 

군정 결과물엔 군수 이름 새긴 현판 도배

정상혁 호 군정의 마무리는 현판으로 한다는 점도 민선6기의 특징이다. 많은 예산이 투입된 사업마다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새겨넣은 현판이 수두룩하다. 묘지를 이장하고 295억원을 들여 조성한 스포츠 파크는 물론 국비 14억원 등 총 80억원이 투입된 보은대교, 개인소유 건물을 사들여 20여억원을 들인 장애인회관, 군청 별관건물인 시시티브이관제센터 등 정상혁 군수는 귀퉁이, 한쪽에 표시나지 않은 작은 표식이 아닌 성인 눈높이 위치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은 현판을 설치하고 있다.

이는 본 기자가 본보 2017년 4월 20일자 390호에서 현판을 통한 치적 새기기는 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상혁 군수가 한 이름남기기의 걸작은 아마도 솔향공원의 현판이 아닐까 싶다. 이 현판은 정 군수가 얼마나 이름 석 자 남기기에 몰입해있는지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정상혁 군수는 이 사업과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이 공원은 보은 속리산이 한국의 대표적인 송림(松林)지대임을 알리고자 우리고장 출신인 조연환 산림청장이 국비 18억원을 지원하고 지방비 18억원을 확보, 민선 3기(박종기 군수)인 2005년 5월 24일 착공해 2006년 6월 30일 완공했고 민선 4기(이향래 군수)인 2006년 7월 19일 준공함. 2013년 7월 민선5기 보은군수 정상혁'. 이라고 적고 있다.

민선6기 3주년. 앞으로 임기 1년이 남았다. 이같이 낯 뜨겁게(?) 스스로 세운 현판 군정이 아닌 민관이 소통하고 협치하는 군정이 추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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