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火焰)
화염(火焰)
  • 편집부
  • 승인 2017.05.2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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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火焰)
한낮에 불이야!
황홀(恍惚)한 소방수(消防手) 나러든다
만개(滿開)한 장미(薔薇)에 호접(虎蝶)

1933년 2월 22일 교지 '휘문'에 발표한 시로 이미지즘적이고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단시이다.

오장환 시인의 시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출발하였는가를 확연하게 구분 짓는 상반된 요소들이 있다. '화염'의 1행은 소리치는 방법을 통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솜씨가 돋보인다. 읽는 사람들이 무슨 일일까, 하고 주목하게 만든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불이란 만개하여 활짝 핀 장미꽃의 은유이다. 장미꽃을 보고 지른 감탄의 소리다. 그리고 소방수는 호랑나비의 은유이다.

불을 끄기 위해 날아든 것으로 화자는 보고 있다. 그러나 꼭 불을 끄기 위한 것만이 아닐 수도 있다. 왜냐하면 황홀한 소방수라고 했기 때문이다. 황홀해진 소방수라면 불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는 의미까지를 포함한다.

당시 16살 고등보통학교 2학년의 솜씨치고는 최상급이다. 빨간 장미의 빛깔과 호랑나비의 현란한 색상이 시각적으로 잘 어우러져 있다.

"만개한 장미에 호접"

이렇게 종결처리를 하는 솜씨도 뛰어나다.

오장환문학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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