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그림 미술 교습소'
'잘 그림 미술 교습소'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05.25 10:56
  • 호수 39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꿈을 그리는 색다른 미술교육
▲ 잘그림 미술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현숙씨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도시에서 좋은 실력을 펼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시골 보은을 선택한 그녀. 동광초등학교 근처 파크장 옆문 맞은편에서 '잘그림 미술'(☎010-2935-2776)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 젊은 화가 이현숙씨를 소개한다.

#틀을 깨는 art, 꿈을 그리는 art

"교재를 사용하지 않고 미술교육을 해요" 앳되고 여려 보이는 외모와 달리 이현숙씨의 말에는 힘이 있다. 교재를 사용하면 수업 진행이 쉽다. 하지만 아이들의 무한한 창의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수도 있는 단점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때문에 그녀는 교재없이 수업하기 위해 커리큘럼과 교육방식을 연구하고 노력을 배로 들이지만, 그녀의 선택이 옳았음을 느낀다.

"한 아이가 수업할 때 울먹이더라구요" 초등학생과 수채화 수업을 위해 주제를 이야기하고 난 뒤, 실습으로 들어가는데 머뭇머뭇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어떤색과 다른 어떤색을 섞어야 하는지 선생님이 말해주지 않아 아이는 자신이 상상한, 또 이야기 했던 내용들을 그림으로 그리지 못했다. 밑그림을 어떻게 그려야할지도 막막했다.

"한달이 지난 지금은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표현한 후 스스로 그림을 그려요. 다 끝난 후에도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며 왜 이런 색을 선택했는지, 왜 이 모양을 그렸는지 등에 대해 조잘조잘 잘도 얘기하죠"

그녀는 재료도 좋은 것만 사용한다. 수채화 물감과 색연필을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재료라든가, 또한 색감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아이들의 마음을 잘 담은 그림이 나오기 때문이다.

#똑같이 그린 그림이 잘 그린 그림?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시간을 주지 않는다. 미술학원을 통해 기법을 배우고 사생대회에 나가 상을 타고 경력을 쌓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현숙씨는 생각이 다르다.

"미술은 아이의 상상력을 키우고 마음을 키우는 것이죠"

그렇다고 그녀가 기법수업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내실있는 수업구성을 통해 탄탄한 기법수업도 병행하지만, 감성과 기술의 조화를 깨고 똑같이 그린 그림만이 잘 그린 그림이라고 평가받는 것을 경계한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는데 부모님이 다 모아 두셔서 제 그림의 역사를 보게 됐죠"

중학생 때까지의 그림은 살아있는 그림이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그림은 잘 그렸지만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친구들과 놀며 그렸던 초등시절 그림과 중학교 미술선생님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꿈을 그렸던 그림은 살아 있었다. 그러나 청주에서 예술고를 다니며 미술학원에서 전문적 수업을 받기 시작하면서 기법은 늘었을지 몰라도 그녀의 그림에는 알 수 없는 허전함이 느껴졌다.

"대학을 다닐 때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입시미술교육을 했어요"

졸업후에도 서울에서 입시미술교육과 학교수업 등으로 20년 동안 자기영역에서 인정받았지만, 해가 갈수록 그녀는 회의를 느끼고 지쳐갔다. 입시교육과 도시 부모들이 원하는 수업은 아이들의 꿈과 무한한 잠재력을 헤친다고 판단했지만 현실과 양심 사이 갈등의 연속이었다. 결국 그녀는 모든 화려한 경력을 접고 고향 보은으로 다시 오게 됐다.

"건강도 되찾고 아이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죠"

그녀의 수업은 주 3회로 운영한다. 5일 연속 받다보면 그녀가 원하는 방식의 수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업구성은 다양하다. 상상화, 경험화, 한국화, 소묘, 수채화, 정물화, 만화 등의 초등수업과 단계별 맞춤지도,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중고등수업까지, 미술에 재능있는 아이들이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한 구성도 갖춰져 있다.

"어렸을 때는 보은이 이렇게 좋은 곳인줄 몰랐어요. 고향에서 꿈을 펼쳐보고 싶어요"라며 그녀는 작품활동도 활발히 벌여 작가로서, 미술교육자로서의 희망을 내비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