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를 위한 센스있는 펫샵 '센스펫 보은점'
개와 고양이를 위한 센스있는 펫샵 '센스펫 보은점'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03.16 11:21
  • 호수 3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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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를 가진 유기견 미상이가 센스펫의 귀염둥이로 자리잡다

연일 따뜻한 봄날씨로 주말이면 곳곳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지난 3월 11일 토요일, 삼산초 운동장에서 덩치가 약간 있는 강아지 한 마리가 산책하고 있었다. 다른 작은 강아지가 무서운줄 모르고 험하게 짖었다.

"너, 그러다가 큰 강아지한테 혼난다"며 주인이 조용히 타이르자, "괜찮아요. 애는 못들어요" 주인 여학생의 대답으로 강아지 이야기가 시작됐다.

#'미상이'와 인연을 맺어준 센스펫

유명순씨는 보은읍 대왕마트 앞 '센스펫'을 지난해 12월에 오픈했다.

보은에는 유일한 애완견과 애완묘(고양이)를 위한 샵으로 3개월만에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곳으로 자리잡았다.

명순씨는 오픈하고 얼마되지 않아 보은읍사무소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유기견이 있는데 센스펫에서 주인을 찾는 것이 쉬울 것 같다며 의뢰를 해 유기견 미상이와 첫 만남이 시작됐다.

그녀는 사진을 붙이고 오가는 손님에게도 홍보하며 페이스북까지 올렸지만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결국 청주 유기견센터에 맡겼는데, 보름이 지나도록 분양받을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안락사 당할 위기에 처했다.

"자꾸 아른거려서 데리고 오게 됐어요"

6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지만, 잠깐 돌봐줬던 정에 이끌려 분양받았다.

미상이는 선천적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다. 이빨 상태로 봤을 때 7개월 정도 됐고 당시 미상이는 식탐이 어마해서 새끼를 밴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집에 오고 다른 개들과 어울리면서 대변도 잘보고, 이제는 자율배식도 하죠"

자율배식은 사료를 많이 줘도 적당양 만큼만 먹고 스스로 자제하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미상이가 건강하고 정서적 안정을 얻은 것이다.

미상이라는 이름은 사람들이 가게를 방문하면 '이 아이 이름이 뭐냐. 무슨 종이냐'라고 물을 때마다 '신원미상이다'라고 설명하다가 이름으로 굳히게 된 것.

"보은에도 유기견이 많아요. 최근 한 식당앞에 버려진 아이는 슬개골 탈골인 강아지에요"

식당주인은 불쌍한데 수술비용도 부담되고 입양에 대해 고민했다. 그녀는 입양을 권했다. 또한 강아지가 커가는 상황을 보면서 수술을 하게 되면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후원금을 모아 같이 힘을 보탤 생각이다.

#애견샵을 갖기까지

그녀는 시부모를 모시고 배농사와 2아이 키우며 신혼시절을 다보냈다.

동물을 좋아했던 그녀는 남편을 설득해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남편이 개를 좋아하지 않았죠. 오죽하면 1년동안 집에 들어오기 싫었다고 할까요"

그러나 지금은 남편은 물론 아이들도 동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13년 배농사와 6년 직장생활을 끝내고 꿈에 그리던 애견샵을 열게 됐어요. 장사목적이 아니라 동물이 좋아서 열었는데, 보은에 애완견을 키우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줄 몰랐어요"

센스펫에는 애완견의 사료와 간식, 각종용품 뿐만 아니라 미용과 탄산수 목욕, 셀프목욕까지 가능하다. 이제는 청주나 대전으로 애견미용이나 피부건강 등을 위해 나갈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동물과 함께 하는 세상

"동물들을 키우면 아이들 정서에 좋아요"

배농사를 짓던 동네에는 아이들이 없었다. 외로울 법도 하지만 그녀의 아이들은 개와 하루종일 자연 속에서 뛰어 놀았다.

"TV나 게임에 빠지지 않고 자연속에서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커서 그런지 자신의 길을 스스로 잘 찾아가는 아이들로 예쁘게 컸어요. 또한 어르신에게도 도움이 되죠. 주인이 기쁜지 슬픈지 개들은 다 알고 있어요"

또한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새나갈 염려없이 동물들한테 속풀이도 가능하다는 팁도 전해준다.

"예쁘고 어린 강아지들 사지 말고 유기견센터에서 분양받으세요"

바깥세상 구경 한번 못하고 좁은 공간에서 평생 새끼만 생산하는 동물, 떠돌이로 차에 치어 죽는 동물을 구하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바라는 그녀는 다음가게로 전통시장 안 '옛날 가마솥 통닭'가게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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