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헌이네 국수한그룻 커피한잔
수헌이네 국수한그룻 커피한잔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02.23 10:56
  • 호수 3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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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와 같은 삶을 살아온 진수헌씨
▲ 커피를 내리고 있는 진수헌씨.

봄을 재촉하듯 줄기차게 내리는 빗방울이 겨우내 얼었던 들판을 녹여주는 지난 2월 20일 오후.

보은읍 이평리 남양리츠빌 맞은편 '수헌이네 국수한그릇', '수헌이네 커피한잔'에서의 점심식사와 커피는 마음까지 따뜻하게 한다.

#국수와 커피의 만남

주인장 진수헌씨의 이름을 딴 '수헌이네 국수한그릇, 커피한잔'은 지난해 가을에 오픈했다.

시골국수집이지만 세련되고 깔끔하게 꾸며진 가게와 달리, 구수한 육수와 맛깔나는 밑반찬에서 엄마의 손맛이 느껴진다.

"육수는 멸치와 비린냄새가 덜하면서도 진한 맛을 내는 밴댕이를 혼합해서 사용해요"

깔끔한 육수맛의 비결과 요리에 대한 간단한 팁도 안내해준다.

푸짐한 인심은 든든하게 오후를 보낼 수 있을만큼 한그릇 가득차게 주지만 가격은 그야말로 착한가격이다.

"건물이 제것이어서 따로 가게세가 안들죠. 가게세를 고객에게 되돌려 준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그의 넉넉한 웃음은 커피도 맛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원두 커피콩을 볶아서 갈은지 3일된 커피에요"

가장 적당히 숙성된 커피는 같은 커피라도 맛과 향이 달라진다. 최상의 맛을 위해 커피봉지마다 볶은날과 갈은날을 꼼꼼히 기록한다.

"똑같은 커피를 기계로 내리느냐 손으로 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라고 하면 못해요. 그런데 먹어보면 맛이 확 차이가 나죠"

핸드드립 커피는 진한 향을 더하고 커피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블루마운틴 커피 한번 드셔보세요" 운이 좋은 날이다.

세계 3대 커피중 하나로 꼽히는 블루마운틴은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뛰어나 커피의 깊은맛을 느끼게 해 커피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커피이다.

"구제역으로 최근 손님발길이 뜸하죠"

이런 날에는 손님과 커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집에서 맛있게 커피 마시는 방법도 안내한다.

#돈키호테같은 남자 진수헌씨

젊은시절 그는 남들이 부러워는 대기업 연구사원으로 근무했다.

"한창 잘나갈 때는 여기저기서 콜이 올 정도로 인기가 많았죠"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그는 몇배의 연봉과 연수익의 20%를 별도로 받는 조건으로 컴퓨터 관련 회사로 이전했다.

그마저 성이 차지 않아 본격적으로 자기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내에서 시작했으나 확장해 가족 모두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한창 기반을 잡아가던 6년차, 갑작스런 태풍으로 창고에 쌓여있던 물품이 모두 물에 잠겨 어려움에 봉착했다.

결국 보은으로 귀향해 컴퓨터 가게를 열었다.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컴퓨터 가게도 접었어요. 이후 속리산 터미널에서 커피와 분식점 장사를 시작했죠"

그러나 속리산은 단풍철에는 경기가 좋지만 나머지는 한산해 기복이 심했다. 그래서 현재의  수헌이네 가게로 종착점을 찍었다.

"남들이 저더러 돈키호테같다고 하죠"

수헌씨는 생각한게 있으면 바로 실행한다. 몸으로 직접 부딪쳐 봐야하는 성격이기에 인생의 굴곡이 남들과 다르다.

"다른 사람들 시선보다 중요한 것은 제삶이죠"

자신의 삶을 존중하듯 다양한 타인의 삶에 대해 너그러운 그는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다음가게로 속리산 '토속음식점'을 추천했다.

 

 

지난주 영림몰딩도어 김재연·김선영 부부가 소개한 '보은최화백'음식점을 이번주에 소개할 계획이었으나 피치못할 사정으로 다음 순위로 추천한 수헌이네 가게를 소개하게 된점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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