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이야기 Ⅱ
닭 이야기 Ⅱ
  • 편집부
  • 승인 2017.01.05 10:42
  • 호수 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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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제 시민기자(보은 종곡)

세 마리의 병아리는 깃털갈이도 하고 벼슬도 자라면서 자립하여 어느덧 어른닭이 되었습니다.

그 중 두 마리는 장단지가 훤칠하니 튼실해지고 벼슬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유독 티격태격하며 싸우기를 좋아하더니 멋진 토종장닭(?)이 되었습니다.

다른 한 마리는 깃털이 머리부터 꽁지까지 하얀 암탉이 되었습니다.

어미닭은 병아리가 성장하여 깃털갈이를 하고 스스로 모이를 찾고 홰에서 잠을 잘 수 있을 때까지만 훈육하고는 얄짤없이 단독 생활을 합니다.

어미닭은 모이도 혼자 먹고 혹여 애들이 어미닭 모이 가까이 와서 먹으려고 하면 가차없이 부리로 대가리를 쪼아버립니다. 그리고 홰에서 잠도 같이 자지 않습니다.

두 마리의 장닭은 곧 서열이 정해졌습니다.

'장닭이 두 마리면 서로 싸우기 때문에 한 마리만 키워야 된다'고 이웃에서 말하였지만 어찌된 것이 서열은 분명한데 사이좋게 잘 지냈습니다. 하지만 그 평화도 서열 2위인 장닭이 반란을 하기 전까지였습니다.

장닭의 싸움이 이렇게 치열하고 집요한지 그 전에는 몰랐습니다. 서열 2위에서 1위로 반란에 성공한 장닭은 인정사정이 없었습니다. 눈에만 띄면 쫓아가서 공격을 하는 통에 서열 1위였던 장닭은 옛날의 영화는 어디가고 구석에 가서 대가리를 쳐박고 숨기 바빴습니다.

결국 장닭 두 마리 중 반란에 성공한 장닭을 잡아먹기로 하였습니다.

서열 1위였던 장닭이 울음소리도 좋고 음향에 여운이 있으면서 몸태가 너무 멋있어서 종자보존차원에서 살려두기로 한 것입니다.

2017.01.04.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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