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의 승리와 과제
민의의 승리와 과제
  • 편집부
  • 승인 2016.12.29 12:55
  • 호수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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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민의 힘은 위대했습니다. 민의의 소리 없는 함성은 위정자의 오만과 독선과 아집을 꺼꾸러뜨렸습니다. 또한 도도한 민심의 흐름은 보은군의회 조차 그 뜻을 거부할 수 없게 하였고, 결국 실익도 명분도 없는 불요불급한 이열모 미술관 건립을 저지시켰습니다.

먼저 군민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현명한 판단을 해준 군 의회 의원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의회에서 치열하게 고군분투했던 하유정 의원님께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는 지난 9월초 이열모 미술관 건립 문제를 접하고 이 황당한 사업에 대해 상대방과 특별했던 인간관계로 인한 깊은 인간적 고뇌를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 지성의 양심은 군민을 위한 대의를 선택하고 문제제기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보은군수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시작으로 길었던 4개월 동안 힘들고 외롭고 처절하게 치열했던 투쟁은 권력의 오만함과 비상식적 사고에 대한 보은군민의 경고 메시지를 결집시켰습니다.

4개월 투쟁의 여정 중에 저의 가슴에 뜨거운 용기를 주셨던 이웃들이 생각납니다. 좌판 채소가게 아주머니의 격려 말씀, 지역선배님들께서 주신 용기의 말씀, 이름 모를 낯선 분들의 따뜻했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주마등처럼 뇌를 스쳐갑니다.

특히 매서운 강추위가 몰아치던 이른 아침 뱃들공원 사거리 출근길 시위 중에 총총히 다가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따뜻한 캔 커피를 전해주고 말없이 사라지던 한 소녀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이러한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고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이번 미술관 문제로 보은군수와 맞서 싸우면서 우리지역의 2가지 과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잠재해있는 시민의식을 일깨우는 일이고, 두 번째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리더십을 가진 우리지역 리더의 발굴입니다. 특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리더십이 간절함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의 지도층인 위정자들의 비상식적 사고와 비정상적 상황인식이 얼마나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위험을 초래하는지를 우리는 지금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의 위정자들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의 아젠 다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방법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즉 민주적 사고의 마인드와 민의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권력의 힘을 오만하게 이용하여 관료조직을 시녀 화하고 의회를 무시하는 무지한 구시대의 나잘난 리더십은 반드시 퇴출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이번 우리지역 미술관 갈등문제의 결과는 군민의 민의가 오만과 독선과 아집의 보은군정에 대한 준엄한 경고를 보낸 것이고, 잠재해 있던 시민의식에 바람을 불어넣었다는데 그 의미를 두고자 합니다.

다시 한 번 4개월 동안의 시위에 응원을 보내주신 군민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김 승 종

(보은 삼산, 전 보은군 민원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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