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이야기 Ⅰ
닭 이야기 Ⅰ
  • 편집부
  • 승인 2016.12.22 13:31
  • 호수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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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이 귀농하고 토종암탉과 토종암탉이 부화시킨 병아리 8마리가 입양이 되었습니다.

8마리의 아빠없는 병아리들은 엄마닭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마당에서 놀고 잠은 닭장이 없어 임시로 창고에서 잤습니다.

가끔 마당의 한 귀퉁이에 있는 퇴비더미에서 벌레 등을 잡아먹고 있으면 제가 가서 한번씩 퇴비더미를 뒤집어줍니다. 그러면 그 속의 구더기, 지렁이 등 각종 벌레들이 들어나면서 한바탕 엄마닭과 병아리들의 신나는 잔치가 벌어집니다. 이렇게 잘 먹으면서 별 탈 없이 제법 큰 병아리로 자랐을 무렵 고양이의 습격을 당하여 병아리 한 마리가 물려가버렸습니다.

엄마닭도 상당히 놀랐는지 그 때부터 경계가 삼엄해지면서 주변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엄마닭의 음향에 따라 병아리들이 순식간에 어미 품속으로 모였다가 다시 흩어져 먹이활동을 하기를 반복하였습니다.

삼엄한 경계로 외부의 적으로부터는 병아리를 잘 보호할 수 있었지만 병마는 엄마닭도 어쩔 도리가 없나 봅니다.

한 마리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더니 먹이활동이 줄어들고 급기야 죽고 말았습니다. 그것으로 끝났으면 엄마닭도 덜 슬프련만 연달아 또 한 마리! 그리고 또 한 마리! 그리고 또 한 마리! 네 번째 병아리가 졸음병을 앓기 시작하니까 덜컥 겁이 낳습니다. '이러다가 병아리 모두 전염병으로 죽으면 어떡하나?!'

그래서 급하게 네 번째 병아리를 격리시키고 가축병원에 가서 문의하여 항생제 등의 약제를 사와서 처방해주신 대로 자가사료와 물에 섞어서 공급해주었습니다.

덕분에 네 번째 병아리는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죽었지만 남은 병아리 세 마리는 건강하게 살아남았습니다.

2016.12.14. 수요일

이상제 시민기자(보은 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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