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톺아보기 ⑦ 법주사와 불교성지
보은톺아보기 ⑦ 법주사와 불교성지
  • 편집부
  • 승인 2016.12.01 01:38
  • 호수 3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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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자 '보은사람들' 1면 머리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속리산, 보은군 발전 반대자는 떠나라" 제하의 기사를 보면서 대체 무슨 일이기에 저리도 화가 났을까, 거주엸이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데…. 기사 내용을 보니 보은군이 추진하는 '속리산복합문화시설' 건립을 두고, 찬성 측에서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보은을 떠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쩜 오늘 쓸 글에도 이런 목소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염려를 하면서 법주사에 불교성지를 조성하자는 제안을 조심스럽게 합니다.

필자는 역사문화답사에 취미가 있어서 오래된 절과 절터, 향교와 서원, 교회 등 개화기 근대문화유산을 즐겨 찾아다닙니다. 오늘은 불교와 관련하여 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방방곡곡 명산대찰이 많습니다. 개중에는 승보사찰이나 법보사찰 또는 참선도량으로 기도도량으로 각기 특징이 있기도 합니다. 오래된 사찰은 고색창연한 불교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따로 성보박물관에서 불교미술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템플스테이를 하는 절집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세태와 무관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절집을 자주가면 가 볼수록 대충 훑어보던 것에서 차츰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고 궁금한 것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문화유산해설사의 설명을 듣지만 어렵고 복잡한 용어와 내용을 이해하는데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성보박물관이 있는 사찰이 꽤 됩니다만 학예사가 근무하는 곳은 드물고 대개는 단순 전시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불교미술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상에 얽매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야 하는 '헬조선'의 서민대중에게는 템플스테이조차 쉽지 않습니다.

대학의 불교 관련 전공학과가 아니어도 출가자의 승가대학이 아니어도 사부대중 아닌 일반대중이 쉽게 불교에 접근해 볼 수는 없을까요. 일반인들이 불교를 이해하고 불교미술을 공부하고 참선 등 불교체험을 통해 힐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래서 말입니다. 이러한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종합시스템을 갖춘 불교성지를 보은 속리산 법주사에 조성해보자는 것입니다. 속리산은 백두대간에서 한남금북정맥이 갈라지는 국토의 가운데에 위치하면서 그 깊숙한 곳에 속세를 떠난 듯 법주사가 위치해 있습니다.

금년 중으로 전 구간이 연결될 당진~영덕 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전국 어느 곳에서나 접근이 용이해 불교성지를 조성하는데 최적의 장소입니다. 특히 법주사는 드넓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생각하기 나름으로는 조성된지 오래돼 경쟁력이 떨어진 속리산일대 여관엸상가의 문제를 불교성지 조성과 함께 해결할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관련 법률과 투자재원을 조달하는 것으로써 국가차원의 정책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어떤 구상으로 설득해 낼 것인가, 담대한 구상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설악산국립공원을 비롯해 곳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케이블카 설치라든지, 문화재관람료인가 하는 입장료 시비처럼 고만고만한 일을 두고 씨름하기보다는 보다 큰 그림을 그려서 크게 벌여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속리산복합문화시설 건립을 두고 벌이는 내부갈등을 지양하고 지역발전이라는 대명제 앞에 서로의 손을 잡고 지혜와 힘을 모아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보은의 미래를 위해 좋지 않겠습니까.

끝으로 한 말씀 더 하자면, 혹여나 불교성지를 조성하자는 필자에게도 보은을 떠나라는 핍박을 하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이미 보은을 떠나 객지생활 수십 년이 되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항상 고향에 있으니 떠나란 말씀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강 태 재

보은 죽전 / 충북시민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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