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축제에 스토리 끼얹기
다 된 축제에 스토리 끼얹기
  • 편집부
  • 승인 2016.10.13 00:50
  • 호수 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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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양의 비를 동반한 태풍이 한바탕 휘몰아 친 뒤, 제법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가을기운이 물씬 풍기기 시작한 요즘이다.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보은에서 행해지는 가장 큰 행사인 '대추축제'가 시작된다. 그리고 지금 대추축제 준비로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다. '대추축제'가 시작되고 많은 사람들로 보은이 북적된다. 그리고 축제가 끝나고 나면 해마다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나는 거의 모든 상황에 던지는 질문이 있다. 짧지만 강력한 질문이고 스스로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심오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3글자이다.

'진짜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내가 하고 있는, 내게 상담을 요청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진짜로?'라는 질문을 하기 때문에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추축제 또한 그 질문의 범주 안에 들어가 있긴 하다. 해마다 대추축제에 관한 준비와 일정을 안내하는 기사부터 결과에 대한 기사까지 많은 상황들에 '진짜로?' 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스스로가 답이 어려울 땐 지인들과 함께 이 질문을 공유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진짜로?' 라는 질문은 문제점을 도출하게 되고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찾아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여 보다 더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한 나만의 방식이다.

올해 충북 문화재단에서 주최했던 '기획자 양성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 충북에서 활동 중인 많은 기획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었다. 그 곳에서도 이 질문을 던졌었고, 많은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었다. 그리고 그런 대화를 나누던 중 한 축제 기획자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ㅇㅇ축제 기획을 하셨다고 했는데, 인근 지역에서 행해지는 지역(특산물)축제와 본인이 기획한 ㅇㅇ축제와 다른 점은 무엇이며, 본인이 타지 사람이라면 ㅇㅇ축제를 보기 위해 몇 시간씩 운전을 해서 오겠느냐?'

대답은 '아니요' 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서 뭐할 건데?' 혹은 '거길 왜 가는데?' 에 대한 대답이 도통 나오질 않아서이다. '대추축제'를 준비하면서, 정보수집이나 홍보가 목적이 아닌 '순수하게' 음성 인삼축제나 괴산 고추축제를 다녀온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정작 본인 스스로도 이런 지역특산물 축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왜 가야하는가?'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직접적으로 본인의 행동을 유발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에 와야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즉 해당 지역, 해당 축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보은뿐만 아니라 많은 지역축제에 해당하는 문제이고, 늘 지적당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둘레길을 조성하고, 휴양림을 조성하는 등 전국에 수많은 지역이 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결국 이 또한 차별성을 잃어가고 있다.

축제는 콘텐츠들이 축제기간 동안 쉬지 않고 이어지는 일종의 '콘텐츠 콘서트'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콘서트가 성공하려면 '히트곡'이 많아야 하는 것은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문세, 싸이, 빅뱅 등의 가수들의 콘서트가 왜 성공하는지는 당연한 것이다.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시설에 대한 투자가 우선이 아니라, 지역 스토리 개발을 통한 콘텐츠 제작이 가장 첫 번째 인 것이다.

백승현 시민기자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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