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보은대추산업 도약하는 계기
정체된 보은대추산업 도약하는 계기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6.09.29 01:24
  • 호수 3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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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연구소 주관 대추발전방안 심포지엄
▲ 그랜드웨딩홀에서 열린 대추산업 관련 심포지엄에 참석한 대추농가들이 주제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허균 '대추는 보은 대추가 최고'

보은군이 '대추는 과일이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품종 개량과 재배기술 개발에 나선 결과 알이 굵고 당도가 높은 생대추가 '과일'로서 이미지로 업그레이 됐다. 건대추만 인식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생대추는 혁명적인 '발명품(?)'으로 전체 생산량의 60%가 생대추로 출하될 정도다.

알이 굵은 것은 달걀만하고 평균 당도는 30∼35브릭스에 이른다. 불과 10년 전에 시작된 대추산업으로 인해 대추하면 보은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현재 보은대추의 금자탑은 과거에 이미 쌓은 것이다. 보은대추라는 학명이 별도로 있을 정도다.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허균은 보은대추의 진가를 익히 알았다. 얼마나 보은대추에 대한 기억이 생생했으면 전라도 함열(익산시)로 유배를 갔을 때 지은 '도문대작(屠門大嚼)'이란 책에 '대추(大棗)는 보은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다. 크고 씨가 적다. 붉고 물기가 많아 달다. 다른 곳에서 나는 것은 모두 이만 못 하다'고 적고 있다.

도문대작이 지어진 시기가 1611년쯤이니 400년 전 일이다. 도문대작은 우리나라 최초의 음식 품평서다. 당시 허균은 유배 전 전국을 돌며 맛봤던 음식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각종 요리와 식재료 130여종을 기록으로 남겼다.

지금도 대추 하면 보은이 떠오를 정도로 '고유명사'가 된 보은대추는 1천400여 농가에서 700㏊의 대추를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 2천500톤이 생산됐는데 이는 국내 유통량의 10%다.

►보은대추로 국내 대추 품질 상향 평준화

이같이 생대추의 열풍을 이끌면서 국내 대추의 품질을 상향평준화 시킨 보은대추이지만 그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떨어지는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민국 최초 시범사업으로 시행된 대추 비가림 시설은 이제 전국 대추시설의 교본이 되었고, 한 해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타 시도 농가들이 보은 대추농가의 선진기술을 배워가고 보은대추 묘목이 타 지역으로 불티나게 유통될 정도로 보은이 가진 패는 모두 노출됐다.

여기에 한중FTA 체결로 중국산 대추까지 유입돼 보은대추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재배기술의 평준화, 타 지역 재배면적의 증가, 기후 변화에 의한 재배적지의 북상, 중국산 대추의 시장 잠식 등은 보은대추 발전의 걸림돌, 보은대추가 쌓아올린 금자탑의 기반을 무력하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보은대추는 최대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대추산업 발전방안 심포지엄

지난 9월 27일에는 산외면 원평리에 있는 대추연구소(소장 김상희) 주관으로 '대추명품화 실현을 위한 대추산업 발전방안 심포지엄'이 그랜드웨딩홀에서 개최됐다.

군내 대추농가 뿐만 아니라 외지의 대추농가들도 많이 참석해 전문적인 지식 및 정보를 습득했는데, 보은 대추농가들은 이날 심포지엄으로 보은대추의 진일보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총 4개의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됐는데 1주제 중국대추 재배현황 및 품종을 소개한 김종환(바이오플랜 주식회사) 박사는 국내에는 대추나무 자원이 부족하다며 생식용 대추 등 해외 자원을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특히 중국 자원은 남부에서 북위도까지 넓은 지역에 분포돼 있어 도입시 국내 적응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하며 우리나라와 위도가 유사한 지역을 중심으로 자원을 발굴할 것을 주문했다.

2주제를 발표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산업연구관인 정병헌 박사는 2014년 전국 대추생산량 1만4천236톤 가운데 보은군은 9.2%인 1천303톤을 생산했고 군위군 16.3%, 밀양시 14.1%, 청도군 12. 4%를 차지, 생산량에서는 충북이 경남북에 뒤진다고 밝혔다. 반면 소득은 ㏊당 충북이 1천7만8천원으로 경북 1천371만4천원, 경남 909만8천원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생산량은 적지만 소득이 높은 것에 높은 점수를 준 정 박사는 '대추 소비트렌드 변화와 대응전략'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대추구입처별 구입액 점유율에서 임가직거래, 홈쇼핑, 인터넷 판매 점유율이 높은 반면 재래시장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유통 통로에 대해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함께 적극적으로 수출시장도 개척할 것을 주문하면서 산지 수집상 중심의 판매에서 생산자단체 및 농협, 산림조합 중심의 지역별 전문 유통체계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정병헌 박사는 또 전국단위의 대추 생산자단체 법인화를 통한 네트워크 구성, 생산자 단체의 판로확대 및 수급조절 등을 위한 임산물 자조금 제도도 도입할 것 등을 제안했다.

충북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정헌상 교수는 '대추가공식품 현황 및 발전방향' 주제를 통해 대추차, 대추술, 대추건과, 대추양갱, 대추정과, 대추 초콜릿, 홍삼대추 초콜릿, 흑대추, 생대추차, 대추와인 가공방법을 소개하며 가공 가능제품으로 건대추 및 생대추에 버섯 균사체를 고체배양한 대추제품과 대추추출액에 버섯 균사체를 액체배양한 대추 발효음료 등을 가공 가능제품으로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대추연구소 팀장인 이경희 박사는 대추병해충 진단과 방제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이경희 박사는 대추재배농업인 설문조사 결과 연간 농약 살포 횟수는 평균8회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농약을 잘 사용하려면 발생하는 식물병의 특징을 알 것, 사용하는 농약의 특성과 작용점을 이해할 것, 대상병해충의 저항성 발현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을 주관한 대추연구소는 지난 2011년 설립된 이후 신품종 육성, 대추장기저장 기술, 친환경 유기재배기술 개발 등 농가의 어려움 해결에 앞장 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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