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행복씨앗학교 모습과 보은교육
① 행복씨앗학교 모습과 보은교육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6.07.07 00:22
  • 호수 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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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를 꽂고, 느낌표(!)를 서로 공유하며,
큰 따옴표("")로 용기내어 말할 수 있는 학교, 행복씨앗학교
▲ 다양한 가족을 역할극으로 표현해 재미와 이해를 높이고 있는 보은삼산초 수업모습.
▲ 보은여중-방과후수업을 통해 아우인형을 만들어 학생들이 인형입양식을 하고 있다.
▲ 내북초-여름빛 해피데이야영. 아이들 저녁을 위해 학부모와 교사들이 고기를 굽고 있다.
▲ 자영고 학생동아리 '업사이클링 포트' 작품들. 판매도 하며 수익금으로 좋은 활동도한다.

친구야 신나는 학교 가자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

단편적 지식 위주 교육에서 역량 중심의 교육으로, 한가지의 정답을 찾기 위한 교육이 아닌 질문과 토론이 있는 교실로, 단순한 기능인 양성이 아닌 전인적 교육을 사회가 요구하고 있다. 또한 '학교'라는 공간이 단순한 배움의 공간을 넘어 지역공동체이자 문화공동체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지역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황폐화 되어가는 농업·농촌의 현실에서 학교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농업·농촌의 황폐화와 젊은층 인구감소는 학교의 존폐마저 위협하고 있다.

본보는 2012년 '작은학교가 희망이다'라는 기획취재보도를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엿볼 수 있었으며 4년이 흐른 지금 보은에서 '행복씨앗학교'가 싹을 틔우고 있다. 행복씨앗학교를 탐방함으로써 공교육의 변화를 살펴보며 지역주민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행복씨앗학교의 의미와 충북현황

'혁신학교', 경기도에서 처음 학교교육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학교교육모델이다. 서울형 혁신학교, 강원도 행복더하기학교, 전남 무지개학교, 광주 빛고을학교 등 모두 이름만 달리 할뿐 혁신학교이다.

'행복씨앗학교'는 충북형의 혁신학교이다.

2015년 10개, 2016년 10개의 학교에서 행복씨앗학교로 선정돼 학교변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20개의 학교는 준비교로서 행복씨앗학교를 준비하고 있다. 충북 총 40개의 학교 중 보은군에는 내북초등학교, 삼산초등학교가 행복씨앗학교이며 보은여자중학교, 보은정보고등학교가 준비교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충북의 행복씨앗학교는 공식적으로는 2년째 맞이하고 있지만, 역사는 훨씬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교사들은 몇해 전부터 정기적인 교육과 토론, 연구, 지역별 모임 등을 진행해왔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이 느꼈던 좌절감과 공교육의 위기의식은 교사들 스스로 대안을 모색하고 연구하는 등 자발적 참여가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김병우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대표적 공약이었던 혁신학교가 추진되고 도교육청의 제도적 뒷받침으로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행복씨앗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의 상은 '신나는 학교, 즐거운 배움, 따뜻한 품성으로 모두 함께 행복한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다.

과거의 교육은 입시와 시험을 위한 단순한 지식만을 축적하는 경쟁적 교육이었다면 최근의 교육은 협력중심의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행복씨앗학교는 비판적 사고력, 협력적 문제해결능력, 소통과 공감능력을 키우고 창의적 교육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한다. 또한 '모두를 책임지는 교육'이라는 목표 아래 소외되는 학생이 없는 공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교육으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학생은 교사를 믿고 따르며 실력과 따뜻한 품성을 지닌 미래의 인재로 성장하며, 교사는 학생들을 사랑하고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전문가로, 학교는 소통과 협력을 통해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으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역할을 추구하는 것이 행복씨앗학교이다.

#행복씨앗학교의 비전과 중점추진 과제

행복씨앗학교는 교육과 민주적인 학교운영, 책임지는 학교공동체를 중점추진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교육은 교사에서 학생중심으로 변화되어 즐겁고 창의적인 교육변화를 추구한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방법을 진행하고 있다. '거꾸로수업'은 대표적 예이다. 미리 동영상을 통해 수업자료를 공개하고 학생들은 조를 짜서 준비해 수업시간에 발표와 토론을 통해 모두가 만들어가는 수업형태이다.

또한 기존의 중간고사, 기말고사와 같은 단순 평가방식도 다르게 진행된다. 교육과정, 수업, 평가까지 연계된 시스템에서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진다. 이는 속된 말로 '벼락치기'나 '학원빨'이 통하지 않는 배움의 전과정이 평가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외에도 학교와 지역의 여건을 고려한 통합교육과정과 차별과 소외없는 모두를 위한 교실을 추구한다.

행복씨앗학교는 민주적인 학교운영을 중점과제중 하나로 두고 있다.

민주적 소통구조를 마련해 교장 일인의 힘이 아닌 교사와 직원 모두가 함께 교육설계를 하고 공동으로 책임지는 협동적 운영을 도모한다. 이는 교육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화합과 단결로 이어져 시너지효과를 발생시킨다. 교사들의 일터인 학교가 즐겁게 느껴지면 아이들 교육과 직결돼 모두가 행복한 학교로 거듭나게 된다.

또한 존중과 배려의 학교문화는 구성원들 간에 올바른 경계를 세우게 된다. 처벌과 통제만이 올바른 생활지도나 관계회복을 통한 치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외에도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보장하고 장려한다.

행복씨앗학교의 중점적 과제로 책임지는 학교공동체를 들 수 있다.

교육철학과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전시성 행사나 관행적 업무를 과감하게 줄여나간다. 교육중심으로 시스템을 개편하고 교사들의 공동연수, 워크숍, 독서 등을 통해 역량을 강화해 아이들 교육에 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일등부터 꼴찌까지 모든 아이들을 위한 학교로 거듭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의 역할을 높이겠다는 것이 행복씨앗학교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보은 행복씨앗학교를 진행하고 있는 교사들의 목소리

보은자영고 오영실 교사는 “행복씨앗학교로 선정됐다라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교사들이 함께 고민하고 교육철학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게 됩니다. 교사들 간에 소통이 되고 고민을 나눌 수 있게 되면서 학교가 행복해지죠. 교사가 행복해지면 교실이 활기차게 되고 아이들도 친구들 간에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되죠"라고 말했다. 공교육의 붕괴는 교사들의 회의와 포기로 이어지고 혼자 고민하다가 좌절하는 교사들도 있었지만, 혁신학교는 이런 고민들을 함께 나누게 되고 고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방법도 찾고 실천하게 된다는 것이다.

보은에서 30년 넘게 교편을 잡은 보은여중 구금회 교사는 "교육에 대한 변화요구는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현재 우리 교육시스템은 21세기 아이들에게 20세기 방식의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행복씨앗학교는 교육시스템에 대한 변화와 더불어 철학을 세우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소통과 토론, 배려와 존중은 내 옆에 있는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죠. 화려하고 보이지 않는 망상과 같은 파랑새에 집착해 가장 소중한 고향, 가족, 친구를 소홀히 여기는 것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도 낮게 만들게 됩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학습능력의 향상 뿐만 아니라 어떤 꿈이든 어떤 자리에 있든 그 삶이 행복하고 존귀하게 되지요"라고 혁신학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산초 이미애 교감은 "학부모님들의 참여가 달라졌습니다. 단순 행사 참여를 넘어 아이들 교육에 적극적이고 네트워크를 통해 학교에 의견을 내기도 하고 반영되기도 합니다. 올해 공개수업에는 가장 많은 부모님들이 참여하셨고 특히 고학년의 경우에는 거의 오시지 않는데 올해는 많이 오셔서 사실 놀랐습니다"라며 학교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내북초 김은중 교사는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매주 유대인의 자녀교육 방법인 '하브루타' 교육법에 대해 공부하고 있어요. 더불어 동료들과 교육가치와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죠"라며 행복씨앗학교인 내북초등학교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물음표(?)를 꽂고

느낌표(!)를 서로 공유하며

큰따옴표("")로 용기내어 말할 수 있는 학교.

이렇듯 보은에도 많은 학교들이 변화를 체감하고 있으며 다음호부터는 학교현장탐방을 통해 변화하는 학교모습을 상세하게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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