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소각장 폐열 수영장에 공급…이천시
④ 소각장 폐열 수영장에 공급…이천시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6.06.09 10:14
  • 호수 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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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열 활용해 수족관과 열대식물원까지 운영
▲ 쓰레기를 소각하며 나오는 소각 열은 소각장 바로 옆에 있는 실내 수영장 등 스포츠센터 운영에 필요한 난방열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올해 2월 전국 첫 모내기를 한 하우스의 물도 바로 이곳 소각장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늘 20℃의 적정 기온을 유지하고 있다. 이천에서는 버려지는 쓰레기에서 열을 얻어 국내 최고의 상품으로 꼽히는 임금님표 이천 쌀을 만들어 내고 있다.
▲ 쓰레기를 소각하며 나오는 소각 열은 소각장 바로 옆에 있는 실내 수영장 등 스포츠센터 운영에 필요한 난방열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올해 2월 전국 첫 모내기를 한 하우스의 물도 바로 이곳 소각장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늘 20℃의 적정 기온을 유지하고 있다. 이천에서는 버려지는 쓰레기에서 열을 얻어 국내 최고의 상품으로 꼽히는 임금님표 이천 쌀을 만들어 내고 있다.

많은 자치단체에서 쓰레기 처리시설을 새로 짓고 소각하면서 발생하는 폐열로 돈을 벌고 있다. 특히 시설의 생산성 및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단일 자치단체의 쓰레기만 처리하는 시설이 아닌 적게는 2곳, 많게는 5곳을 하나로 묶는 광역 시설로 확장해 보다 많은 쓰레기를 소각하고 그만큼 수입도 늘리고 있다. 이번에 취재한 이천시 광역 자원회수시설이 바로 그 사례다.

이천시 쓰레기 소각시설, 즉 자원회수시설은 이천시뿐만 아니라 여주시, 광주시, 하남시, 양평군까지 5개 자치단체에서 발생하는 타는 쓰레기를 처리한다.

이천시 호법면 안평3리에 위치한 자원회수시설은 도자기 고장을 반영해 지어졌다. 시설은 산 중간에 위치해 있는데 밖에 보면 소각장의 높은 굴뚝과 옆으로 누운 도자기의 곡선부분만 보인다. 내용을 모르는 외부인이 보면 도대체 저긴 뭐하는 곳일까? 라고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님비현상을 극복하면서 경기도 동부권 5개시군이 공동으로 참여, 운영하고 있는 이천시 자원회수시설은 2005년 시공해 2008년 8월 준공했다.

소각장을 각 시군이 개별로 설치, 운영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효율성과 안전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자원회수시설은 11만4천㎡(3만여평)에 932억원이 투입, 1일 각각 150톤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두 개의 소각시설을 갖추고 있다.

# 폐열 활용 다양한 그린 에코빌

이천시의 폐열 활용도는 앞서 방문했던 청주시나 수원시 보다 매우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현금화 되는 것은 적을 수 있으나 효율면에서는 더 나은 것으로 보인다.

즉 이천시에서는 전국 최초 모내기를 헤서 전국적으로 주목을 끌 뿐만 아니라 열대어 수족관 및 열대식물원이 있는 자연학습센터, 그리고 주민지원사업으로 하고 있는 화훼단지 운영이 눈에 띄었다.

여타 지역처럼 주민 편익 사업으로 운영하는 스포츠 센터내 수영장 운영과 발전으로 인해 재정수입을 얻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전국 최초 모내기

전국 최초 모내기사업의 경우 바깥 기온이 영하를 보이는 한겨울인 2월1일 모내기를 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모내기를 겨우 끝냈을 즈음인 5월말엔 2월에 식재한 벼를 수확한다.

이천시는 자원회수시설에서 난방열을 공급받아 892㎡의 면적의 하우스에 극조생종인 진부올벼를 지난 2월 1일 식재했다. 그리고 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로 물을 데워 항상 20도의 적정기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했다.

이천시는 이후 난방비 한 푼 들이지 않고 모내기 한 지 4개월만인 지난 5월말 벼를 수확해 주변의 복지시설에 떡을 해서 제공했다.

난방을 하면서까지 모를 키운다는 것은 도저히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에 어느 농부도 대들지 않을 그 사업을 폐열을 이용하니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가능했다. 수확량은 많지 않지만 이천시는 이천쌀 홍보 및 이천시 자원회수 시설 홍보라는 상징성에 주목, 매년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물어류 수족관 열대식물원도 운영

수족관과 식물원 운영, 이천시는 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각장 폐열 사용 사례 '끝판왕' 쯤 되지 않을까 싶다.

자연학습관으로 이름을 붙인 세계민물고기 수족관 및 열대식물원도 역시 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로 운영된다. 겨울엔 난방을 하고 여름엔 자체 발전으로 냉방을 하고 4계절 걱정없이 수족관과 식물원을 운영하고 있다. 규모가 크든 적든 수족관 및 열대식물원은 관리 운영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에서는 매우 어려운 사업이다. 한겨울 하루종일 보일러를 돌려야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난방비부담이 백배 더 든다. 그래서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는 포기할 수밖에 없는 사업일 수 있다.

하지만 이천시는 다행히 소각장에서 얻은 폐열을 수족관과 식물원 운영에 이용할 수 있으니 난방비 걱정없이 자연학습관을 운영하고 있다. 수족관에는 아메리카 민물어류 뿐만 아니라 아시아민물어류가 살고 있다.

열대 식물원에서는 망고는 물론 바나나 등 우리가 알고있는 열대과일 나무가 큰 키를 자랑하며 크고 있었다. 대형마트, 백화점에서 수입산 과일로만 보았던 망고와 바나나, 그리고 커피나무에 달려있는 커피열매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이 자연학습관으로 명명된 수족관과 열대식물원은 호기심이 특히 많은 유치원 및 어린이집 아이들에게는 인기 최고의 학습장이고 초등학생들에겐 살아있는 자연학습장이다. 이천시 유아 및 학생들은 이천시가 소각장 폐열을 활용해 이같은 사업을 펼쳐 현지에서 감상하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발전사업으로 35억원 수입

이곳에서 발전사업으로 얻는 연간 수입은 35억여원에 달한다. 150톤씩 하루 300톤을 소각할 수 있는 소각장 2호기가 설치돼 있는데 8, 90%에 육박하는 쓰레기를 소각하면서 발생한 폐열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천시는 당초 자원회수시설을 하면서 발전설비만 했는데 최근 스팀을 기업체에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팀을 기업체에 공급하면 발전 수입보다 훨씬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이천시의 분석이다.

현재 추진 중인 스팀 공급 사업장은 에스케이 하이닉스(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자원회수시설로부터 12㎞가량 떨어져 있어 관로 매설 등 시설사업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이천시는 민간 투자자를 모집해 전액 민간자본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OB등과도 접촉하고 있다.

이천시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경우 스팀 1톤을 생산하는데 엘엔지(LNG)를 사용하면 68㎥(5만원)이 소요되는데 이천시는 소각장 폐열로 엘엔지로 했을 때보다 20% 싸게 공급하는 안을 제시해놓은 상태다. 이 안으로 성사가 되어도 이천시는 폐열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수입을 올릴 수 있고 하이닉스는 그만큼 저렴하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 양자를 만족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이천시는 또 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을 하이닉스에 모두 공급해도 하이닉스에서 필요로 하는 양의 1/4 또는 1/5밖에 안될 정도로 하이닉스의 사용량이 어마어마해 만약 이 제안이 성사되면 이천시는 안정적으로 그것도 고가의 판매처를 확보하는 셈이다.

이천시가 이렇게 기업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발전 사업으로 인한 소득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발전단가는 이천시가 자원회수시설을 초기 운영할 때(㎾당 150원) 보다 80원 하락한 70원으로 재정수입이 줄고 있다. 따라서 이천시는 하이닉스라는 큰 판매처 확보하면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가정 난방도 공짜

소각장이 위치한 마을엔 세대마다 온수를 공급하는데 주민들은 별도의 난방비를 들이지 않고 겨울을 날 수 있다. 현재 이천시 소각시설이 입주한 안평3리는 총 54세대인데 가정당 난방비가 연간 300만원씩 소요된다고 가정해도 안평3리는 연간 1억6천20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이천시는 주민지원 사업으로 소각시설 조성시기인 2008년 조성한 화훼단지에도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총 59억5천700만원을 들여 조성한 화훼단지는 2만9천900여㎡ 부지에 7천900여㎡ 규모의 온실 3동이 조성됐다. 처음엔 일본 수출을 겨냥해 장미를 재배하다 지금은 토마토 재배로 소득을 얻고 있다. 농민들은 작물을 식재하고 관리하고, 하우스를 관리하는 품은 들어가지만 단지를 운영하는데 가장 많은 지출항목은 난방비가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농민들은 큰 이익을 보고 있다.

국제규격을 갖춘 스포츠센터 수영장도 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로 물을 데운다. 그만큼 운영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이천시는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들이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허리가 아파 2년째 이곳 수영장에서 걷기운동을 하고 있다는 80대의 윤모 할머니는 "소각장 폐열로 물을 데우니까 우리가 저렴하게 시설을 이용하는 거잖아. 이천시민들은 복받은 사람들이야. 그걸 생각하면 오히려 소각장이 지역에 있는 게 고맙지"라며 소각시설에 대한 혐오감이 전혀 없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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