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톺아보기 ⓛ 보청천
보은톺아보기 ⓛ 보청천
  • 편집부
  • 승인 2016.05.26 10:55
  • 호수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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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 (사)속리산둘레길 출범 기념행사 '꿈길속리, 봄길을 걷다'에서 송진선 보은사람들 편집인(기자)과 조우, 집필 요청을 받았습니다. 얼마동안 몇 번이나 써야 될지 모르지만 고향을 그리면서 고향얘기를 좀 해 볼 생각입니다.

필자는 2009년 6월 보은에서 있었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시군 순회 도민대토론회' 발제에서 보은이 가지고 있는 미활용 자원을 발굴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이를 역외에도 순환시켜 지역경제의 자립도를 높이자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필자가 제시한 보은의 역사 문화 지리적 자원 중에서 새로운 관점에서 활용할 자원으로 ①동학 ②삼년산성 ③불교문화 ④유교문화 ⑤속리산 ⑥보청천 ⑦탄부평야 ⑧대청호반 그리고 이에 더하여 ⑨한국화약 등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기관장들께서는 개회식 인사만 하고 자리를 뜨고, 참석자들도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다만 한 사람 당시 보은경찰서장이 보청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분은 보청천 제방에 깊이 매료돼 있다면서, 왜 이렇게 훌륭한 자원을 활용할 생각을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타지인의 눈에는 보청천과 엄청난 길이의 제방이 인상 깊게 보였던 것입니다.

보은사람들에게 익숙한 '뚝방'을 새로운 관점에서 활용해 보자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필자는 보은읍 죽전리에서 태어나 월송리(용천이) 그리고 삼산리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니까 보청천 그것도 십마지 언저리에서 살았던 것이지요. 십마지 갱변에서 뛰놀고 뚝방을 거닐며 자랐지요. 어릴 적에는 자연스럽게 여겼던 냇물과 제방 둑이 고향을 떠나 여러 곳을 다니다보니 좀 달리 보였습니다. 예로부터 커다란 고을은 으레 하천을 끼고 형성되는 것이지만 보은의 경우는 좀 남다르다고 생각됩니다.

산자분수령, 보청천이 흘러나오게 하는 산줄기를 살펴보자면 고을의 동남방향으로 백두대간이 지나면서 속리산에서 분기한 한남금북정맥이 북서로 향하다가 구룡산 쯤에서 남으로 노성산-금적산으로 내려가는 금적지맥으로 둘러쳐진 산줄기 골골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모이고 합하여 보청천을 이룹니다. 구룡산에서 발원하여 금강본류까지 69.3㎞ 보청천은 본류와 항건천이 십마지에서 합류하는데 지도를 놓고 보면 Y자 모양의 술잔 속에 보은 읍내가 들어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개 강물줄기가 고을을 관통하거나 한편으로 지나가는데 비해 보은은 크고 작은 하천이 둘러싸고 있으면서 범람을 막기 위한 제방 둑이 매우 발달해 있는 것이 특이한 경우입니다.

춘수골에서 시작해 까막샘거리까지 Y자 술잔의 안쪽에 해당하는 교사-삼산일대를 휘돌아가는 제방과 바람불이에서 이평-월송을 잇는 동쪽 바깥 제방 그리고 서쪽 바깥의 죽전 강암에서 십마지를 지나 금굴 앞까지 뻗어간 제방이 가장 길지요. 이처럼 잘 발달해 있는 뚝방을 잘 가꾸고 관리해서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예전과 달리 뚝방의 상당부분이 도로가 되거나 가로수를 식재하기도 했는데, 뚝방 전체를 공원화 하는 방안을 생각해 봅니다. 특히 십마지 일대 합류지점에서 월송 앞까지 구간은 나무를 식재하여 숲을 조성하고 백사장을 복원하여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하면 좋겠습니다.

어느 해 여름 경북 영주를 갔더니, 도심 서편을 흐르는 서천에 없어진 백사장을 복원, 여름방학동안 야영장을 조성해 출향인사와 그 가족을 초청하여 주민이 함께 축제를 여는 것이었습니다. 이곳도 하천 양안에 제방 둑이 형성돼 있어서 단박에 내 고향 보은의 보청천과 뚝방을 생각했었습니다. 또 근년에 증평군이 보강천에 생태공원, 체육공원을 조성하여 인삼골축제 등 다양한 용도로 공간을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보청천은 보강천에 비할 바가 아니지요.

보청천의 핵심구간에 '십마지 생태공원'을 조성하여 프린지 페스티벌(Fringe Festival) 같은 것을 열어보면 어떨까요. 저 유명한 '에든버러프린지(Edinburgh Festival Fringe)'에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공연단체들이 몰려들 듯 십마지프린지(Shimmaji Festival Fringe)를 한국을 대표하는 여름철 축제로 펼쳐보고 싶은 맘을 간절히 담아 봅니다.

강 태 재

보은 죽전 / 충북시민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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