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스케치
5월의 스케치
  • 편집부
  • 승인 2016.05.04 08:50
  • 호수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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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5월은 근로자의 날로 시작해서 여러 기념일이 있는 달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각 지자체에서는 여러 행사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보은군에서도 어린이날인 5월 5일에는 뱃들공원 일대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 먹을거리가 준비되어 있어 즐거운 어린이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어버이날 행사도 준비하고 있어, 많은 사람이 즐겁게 지낼 것이고, 행사가 풍성하면 참여한 사람들 또한 넉넉한 웃음 속에 즐거움을 표시할 것이다. 

기념일을 정해 행사를 하는 것은 그 뜻을 다시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자는 의미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반성할 부분이 많다.

어린이(청소년)와 눈높이를 맞추며 대화를 한 기억이 별로 없다. 아래로만 바라보고, 아직 어리다는 생각과 행동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그들만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아이들을 가르칠 기회가 주어졌을 때도 생각의 변화와 발상의 전환만을 심어주었지 마음을 연 시선으로 생각엸나눔엸소통의 시간이 부족했다. 대화를 해보기도 전에 그들의 생각을 다 아는 것처럼 이야기는 들을 생각도 않고, 말하려면 끊고, 가르치려고만 했다.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서로가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것에 반성한다.

부모님께 카네이션과 선물, 그리고 약간의 용돈으로 할 것을 다 했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자주 전화로 안부를 묻거나, 찾아뵙고 얼굴을 보며 밥 한 끼 먹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늘 바쁘다는 핑계의 주머니에 슬쩍 넣어 버리고 말았다.

마트나 식당 등에서 종업원에게 짜증을 낸 적도 있었다. 무작정 손님의 권리만 찾고 상대방의 의무만 강요했던 기억도 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형성되어야 할 종업원과 손님이 얼굴을 붉히면 서로 기분이 안 좋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서로 조금만 이해하면 웃으며 좋게 끝날 일이었다. 곰곰이 생각하면 먼저 이해의 손을 내밀고, 배려의 웃음을 건네주면 되는 일이었다. 반성해본다.

이런저런 핑계들이 먼저 떠오르고, 그 핑계의 주머니는 더 커져만 간다. 이제 핑계의 주머니를 없애야겠다. 시간은 충분하고 기회는 많다. 각자 주어진 것에 충실하고, 노력하면 우리 사회는 더 행복해질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지금부터라도 핑계의 주머니가 아닌 각자에게 필요한 주머니를 만들어서 이야기들을 담아두는 것은 어떨까?

시작하기 참 좋은 기회가 왔다.

5월 1일부터 14일까지 봄철 여행주간이다. 각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여행코스와 할인권 등을 안내해 주고 있다. 이번 기회에 아이들과 혹은 부모와 연인과 함께 여행하면서 즐겁고,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주머니에 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짜증나고 힘들고 외로울 때 각자의 주머니를 열어 슬며시 들여다보는 것이다. 웃으며 함께했던 사람들. 그들은 항상 옆에서 당신에게 힘을 주고 응원하는 사람들이다.

노 정 옥

마로 소여 /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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