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를 똑똑하게 즐기는 법 ③ 
대중문화를 똑똑하게 즐기는 법 ③ 
  • 편집부
  • 승인 2016.03.31 13:08
  • 호수 3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승현

지난 시간에 '목욕탕 집 남자들'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드라마가 현실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며, 과거 예시를 들어보며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었다. 이번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살펴보도록 하자. 비교적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작년부터 올해까지의 드라마들의 주제들을 보면, 우리들의 삶을 몇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 번째로 학교생활. 작년에 많은 학부모들의 공감을 얻으며 김희선의 복귀를 성공적으로 이끌게 해준 작품 '앵그리맘'. 이 드라마는 학창시절 일진 생활을 보냈던 엄마 '김희선'이 자신의 딸이 학교에서 학교폭력과 왕따를 당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김희선이 판사의 옷을 붙들고 울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신고하지 않았을 거에요." 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사회의 여러 가지 모순된 모습과 사회적 약자들의 현실을 반영하며,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가 근본적인 해결을 가져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많은 학부모들의 자녀들이 이러한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문제를 인식한 뒤에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이며, 그 안에서 자신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디에 도움을 청해서 어떻게 풀어 나아가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게 사실이다. 그러한 학부모들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많은 공감을 얻었고, 지금까지의 어떠한 형태의 캠페인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었다.

'앵그리맘'과 같은 학교 문제를 주제로 한 드라마 중, 청소년이 아닌 대학생을 주제로 하여 최근 방영되었던 웹툰 원작의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또한 현재 우리 나라 20대 청춘남녀들의 대학생활이 과거 '캠퍼스의 로망'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친한 듯 하지만 취업을 위해 경쟁하며 친구인데 친구가 아닌 인간관계를 묘사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각 캐릭터들의 상황 설정이 우리들이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 많은 공감을 얻으며 웹툰과 함께 드라마까지 성공하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드라마가 얼마나 우리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가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야이기들을 나누어 보았다. 이러한 이야기는 '문화 사회학'에서 나오는 두 가지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그 이론은 '반영적 접근'과 '형성적 접근'이다.

대중문화가 형성됨에 있어서 무엇이 먼저인가를 따지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형성적 접근은 '대중문화가 이렇게 만들어졌고, 대중들이 그를 받아들여 사회가 그렇게 변한 것이다.' 라고 요약 할 수 있고, 반영적 접근은 그 반대로 '사회가 그렇게 변했고, 그에 따라 대중들이 변하여 대중문화가 그렇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요약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사회가 대중문화에 영향을 끼쳤느냐(반영적 접근), 대중문화가 사회에 영향을 끼쳤느냐(형성적 접근)인 것이다. 이 두 이론 중 어느 것이 맞다라고 나온 것은 없으나, 이 두 이론의 공통점은 대중문화란 우리들의 삶을 그만큼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바보처럼 TV만 보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TV는 우리들의 대중문화를 형성하는 데에 있어서 아주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상이 점점 더 빠르게 변해갈수록 우리들의 삶도 더 바빠지기 마련이다. 과거보다 더 많은 정보가, 더 빠르게 우리에게 전달이 되고 있는데, 점점 더 생각하는 양이 줄어들게 되면서, 무분별하게 대중문화를 받아들이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대중문화를 재미있게 즐기면서, 주변 상황을 살펴보고,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가 있게 된다. 다소 어려울 수 있었던 대중문화의 '반영적 접근'과 '형성적 접근'을 드라마를 통해 알아보았는데, 다음에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들로 우리 시대가 어떻게 변해갔는지 드라마보다 더 쉽게 알아보도록 하겠다.

백승현 시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