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한국살이-내게 특별한 날
좌충우돌 한국살이-내게 특별한 날
  • 편집부
  • 승인 2016.03.31 13:07
  • 호수 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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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3월 28일(음력2월20일)은 나에게 아주 특별한 날이다. 오늘이 내생일겸 내가 한국에 온지 8년이 되는 날이다.

매년에 한번 찾아오는 날이긴 한데 이번처럼 한날로 겹친 적이 없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한국 땅을 밟았던 그날의 추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8년 전 베트남에서 출국날짜가 내 생일날이기 때문에 남편이 선물로 손편지 한 장과 화장품 세트를 미리 보내주었다. (알고 보니 그것도 다 우리 시누가 보내라고 시켰던 거였다.)

남편한테서 편지가 왔다는 게 기쁘긴 했지만 그땐 한글을 모르는 상태였기에 조금은 곤란했었다.

내용이 궁금하기도 해서 어쩔 수 없이 번역사에게 부탁을 했다. 편지엔 화장품을 사용하는 방법과 결혼하고 나의 첫 번째 생일인데 같이 못 보내는 아쉬움과 그리움을 표현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2008년 3월28일(음력2월 21일)에 나는 한국에 도착했다. 남편이 대기실에서 손에 꽃다발을 들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혼식을 올리고 4개월 만에 다시 보게 된 우리의 어색함을 풀어주는 수줍은 포옹과 남편의 한마디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어" 나는 그땐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결혼생활이 지금 8년이 되었다.

우리부부는 이날이 되면 나란히 누워서 지난 일들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예전에 서로 이해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서 질문도 한다. 그 덕에 우리는 서로 생각이 엇갈릴 때 대화하는 법을 배웠다.

손가락도 길고 짧은 게 있듯이 집집마다 사정이 다르고 누구나 살면서 좋은말 만하고 살수는 없지만 그래도 "여보~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해도 서로 상처 주는 말을 하지말자~.“

이해미(보은 지산, 리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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