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아들 잠 깨우기 전쟁
아침마다 아들 잠 깨우기 전쟁
  • 편집부
  • 승인 2016.03.10 10:18
  • 호수 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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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학교에 들어간 지 일주일이 되었다. 며칠밖에 안되는 시간이지만 많은걸 깨닫는다.

어린이집 다닐 때는 9시 반이 되어야 데리러 오기 때문에 애들이 내가 출근하는 시간(8시)에 일어났다. 나는 아침밥만 해놓으면 나머지는 남편과 어머님께서 해주셨다.

하지만 아들이 학교에 입학한 후 요 며칠은 출근 전의 시간이 예전과 다르게 나는 바빠졌다.

6시40분 한참 단잠을 자고 있는 애들을 깨워서 아침을 먹이는 일이 그리 쉽지않다. 늦잠 잤던 애들이 하루아침에 생활 습관을 바꾸려니 힘들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니 맘 한구석이 짠한데도 짧은 시간 안에 뭐든걸 다 준비해주고 출근해야 하는 생각에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밥을 먹지 않고 숟가락만 들고 '멍 때리는' 애들한테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진다.

보다못한 우리남편이 나에게 한마디를 던진다.

"애들이 아침마다 그래 당신이 일찍 나가서 몰라서 그렇지"라고 한다.

생각해보니까 그동안 나는 8시전에 집에서 나와서 식구들과 아침밥을 거의 안먹었다.

쉬는 날에는 애들이 실컷 자고 난 후에 밥을 먹으니 그런 일이 없었다.

오늘은 행복한 미소와 능숙한 손길로 딸의 머리를 묶어주는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난 그저 미안한 마음뿐이다.

앞으로 하루를 아이들과 전쟁으로 시작하는 날이 더 많을 텐데 그래도 나는 지금의 순간들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다.

이해미(보은 지산, 리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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