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옥천, 영동, 그리고 괴산
보은, 옥천, 영동, 그리고 괴산
  • 편집부
  • 승인 2016.03.10 10:05
  • 호수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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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13일에 실시되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구가 마침내 확정되었다. 예상했던 그대로 인구 하한선인 14만 명에 미달된 보은, 옥천, 영동은 괴산과 함께 국회의원을 뽑아야 될 판이다. 예비후보자는 물론 유권자들도 퍽 당혹스러운 느낌이다. 모르긴 몰라도 당혹감과 상실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유권자들은 아마도 괴산군민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선거를 통해서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은 단순한 민주적 절차를 넘어 유권자 개개인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희망이 함께하는 구체적이고도 중요한 삶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 중요한 선택의 마당이 유권자의 뜻과는 아무 상관없이 펼쳐졌으니 자존심이 상하기는 보은, 옥천, 영동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생소한 선거구가 확정된 근본 이유는 농촌지역의 인구가 계속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농현상과 인구의 도시집중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이른바 보수정권과 진보정권의 문제도 아니지만 막상 이런 일이 현실이 되니 농촌에 사는 사람으로서 저절로 긴 한숨이 나온다. "내가 뿌리박고 있는 삶의 터전이 이렇게 부실하고 척박하구나."하는 뼈아픈 자각이 다시 가슴 한 쪽에 통증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렇게 무기력하게 끌려갈 수만은 없다. 차라리 이런 기회를 통해서 농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유권자 개개인의 각성이 필요하다. "누가 국회의원이 되든 상관없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니 내 지역 인물이나 찍어줘야지"하는 식의 비민주적인 의식을 걷어내고 각 후보자의 도덕성과 공약, 그 후보자가 몸담은 정당의 정강정책을 꼼꼼히 검토하여 자신의 생각에 가장 근접하는 후보자를 지지해야 한다.

이번에 선거구가 변경된 지역은 인구하한선에 밀린 농촌지역 뿐만 아니라 인구 상한선(28만 명)의 영향을 받은 도시지역도 포함되어 있다. 의원 수가 늘어난 도시지역은 국정에도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좋다고 하겠지만 반대로 의원수가 줄어든 농촌지역은 더 소외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선거구가 조정된 농촌지역에서 출마하는 후보자들은 농촌을 회생시킬 수 있는 특단의 공약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당선 후에는 농촌, 농업, 농민과 직접 관련이 있는 상임위 활동을 통해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국가의 기본을 튼튼히 하는 시대적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    

국회의원 총선은 의원 개개인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고 현 정권에 대한 평가도 겸하고 있다. 특히 지금은 국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외교, 안보에 있어서도 중대한 사안들이 겹쳐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총선의 결과가 자연스럽게 국정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그러니 이 위기를 극복하고 모범적인 국가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민의(民意)의 결집이 탁월해야 한다. 그 결집이 이루어지는 날이 오는 4월 13일이다.

국회의원 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남부 3군과 괴산군이 한 선거구를 이뤄 선거를 치르는 이 날 그 결과에 따라 지역성 국회의원이 만들어질지 아니면 진정한 국회의원이 탄생할지는 오로지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그 선택에 의해 우리 모두는 자연이 전해주는 봄꽃의 향기보다 더욱 맑은 주권재민(主權在民)의  꽃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최 규 인

보은장신 / 보은향토문화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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