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시>
문장대의 아침
장 은 수 시인
정월 초하루 첫새벽에 문장대를 오른다
치맛자락 펼친 구름 봉우리를 덮고 있고
눈밭을 구르는 아침, 동살이 부서진다
석천의 감로수를 바람이 핥고 간 뒤
옛 왕조 책갈피를 조였다 푸는 동안
바위에 까치들 모여 결빙을 풀고 있다
계곡을 건너뛰다 물살에 씻긴 햇살
색 바랜 겨울 숲에 사기史記를 펼쳐들고
눈 시린 보청천 따라 야생마로 뛰고 있다
아직은 봄꽃들도 잠에 빠진 이른 아침
조금씩 깨어나는 황토의 속살을 밟고
보은 땅 대추나무가 기지개를 쭈욱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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