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생명인데
하나뿐인 생명인데
  • 편집부
  • 승인 2015.10.22 08:59
  • 호수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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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뿐인 내 생명!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낳아주신 부모님, 사랑하는 아들딸이 있잖아요. 죽는길은 하나지만, 사는 길은 여러 개가 있답니다. 절망과 희망은 생각하기 나름이지요?'
보은읍 동헌 옆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보은군지회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유리창에 붙여진 포스터에서 볼 수 있는 글이다. 자살을 예방하고 고귀한 생명을 존중하자는 포스터에 적힌 내용들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아려오게 한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통계청에서는 지난해(2014년)의 사망원인에 대하여 발표를 한다. 한국은 경제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10년 넘게 자살 1위 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자살한 사람은 모두 1만3천836명으로 하루 38명이 목숨을 끊는 나라가 됐다.
지난해 모든 연령층에서 자살률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20~30대에서 2천219명(하루 6명꼴)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증가세를 보였다. 실업자가 늘어나고 취업이 어려운 현실이 20~30대의 극단적인 선택을 늘린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으로, 20~30대가 자살 1위를 차지하는 슬픈 현실이 됐다. 부푼 꿈을 안고 미래를 향하여 진출해야 할 젊은이들에게 현실은 냉혹하여 그 꿈의 실현이 좌절되고 마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자살이란 누구나 오래살고 싶어 하는 인간고유의 욕망을 저버리는 극단적인 행동이다. 생명을 가진 동물 중에서 인간만이 자살을 하고 있다. 의학계에 의하면 평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
서울대 의대와 성균관대 의대의 교수팀이 6천51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 15.2%가 평생 한번쯤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1∼2년밖에 걸리지 않는 사실도 밝혀졌다. 또한 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아남은 사람은 다시는 자살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분석해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어느 곳에선가 40초마다 한사람이 자살을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살은 사망원인의 1.5%를 차지하며 매년 100만명이 삶을 포기하는 통계수치도 나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속에는 끈끈한 정으로 이어지는 이웃이 있는가 하면 끈으로 이어지는 사랑하는 가족도 있다.
한편에서는 몸부림치며 살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현실을 외면하고 스스로의 목숨을 끊어 현실을 도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때론 죽고 싶은 고통이 엄습할 때도 있겠지만 그 위기를 극복하여 삶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현명한 길을 찾아야 될 것이다.
사람마다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외로움과 질병 빈곤이 핵심의 원인이 되고 있고, 요즈음에 들어서 특히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하여 저지르고 있는 분노의 자살도 꽤 늘어나고 있다. 고령사회가 지속되면서 외로움과 질병, 빈곤은 노인 자살률을 높이고 있다. 하루에 12명이 자살을 하고 11명이 실종되고 있는 것이 노인들의 현주소다.       
또한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이 자살로 이어지고 버거운 입시와 학교생활, 왕따 등이 자살로 내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사업의 실패, 취업의 좌절, 가족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혼 등 사회적 부작용과 가치관의 혼란이 중년 세대들이 자살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럼 사회과학적 측면에서 볼 때 어떠한 사람들이 자살하는가? 사회학자 뒤르캠은 그의 저서인 자살론에서 개인이 사회적 적응에 실패하면 자살가능이 높다고 주장했고,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는 인간은 자기를 파괴하려는 충동을 타고났기 때문에 자살을 한다는 이론을 펼쳤으며, 자살학 전문가인 미국 심리학자 조이너는 그의 이론에서 우울증을 앓고 절망에 빠진 사람 중에 사회적으로 고립이 되었다고 느끼거나 남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었다고 느낄 때 죽고 싶은 심정이 된다는 것을 피력하고 있다.
위와 같은 학자들의 이론들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 학설들에 귀를 기울여 우리 주변에 이런 사람들을 가려내어 사전에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살다보면 누구나 자살을 하고 싶은 어려운 경우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하여서는 안된다. 자살할 용기가 있다면 목숨을 끊을 용기로 어려움을 이겨낸다면 극복하지 못할 역경은 없을 것이다.
생명은 단 하나뿐이며 한번뿐인 인생인데, 고귀한 생명을 헛되이 끊어서는 안된다. 포스터에 쓰인 글들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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