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막이 옛길을 가다
산막이 옛길을 가다
  • 편집부
  • 승인 2015.09.03 09:39
  • 호수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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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수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충청북도는 온통 파랗다. 그만큼 산이 많다는 증거다.

산이 많으니 계곡도 많다. 속리산국립공원, 소백산국립공원, 월악산국립공원이 그 이름값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에서는 문장대를 중심으로 등산로 계곡 등 피서지를 개발하여 경북 상주속리산이라 하고 있다.
괴산도 쌍곡과 선유동계곡, 화양동계곡, 갈은계곡 등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계곡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 바로 괴산이다.

지난 5월 30일과 8월 22일 모 단체의 문학기행을 '산막이옛길'과 '농다리'를 코스로 잡았다. 요즘에 새로 떠오르는 '산막이옛길' 산이 장막처럼 둘러싸고 있어 막혀 있다는 뜻을 지닌 '산막이' 역시 산이 만들어낸 지명이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을 이어주던 10리 길, 즉 4km에 걸친 옛길이었다. 하지만 댐이 건설되면서 달천을 건너야하는 물길마저 사라졌고, 마을은 더욱더 오지가 되었다 한다. 그래서 태어난 길이 지금의 산막이옛길이다. 발아래 호수와 벼랑이 버티고 서 있는 굽이굽이 위태로운 길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주차장에서 가파른 길을 걸어 관광안내소 언덕 정상에 이르면 소나무 숲 너머로 괴산호와 산막이옛길 주인공이 얼굴을 내민다. 괴산댐이다. 괴산댐은 한국전쟁 이후 파괴된 전력시설을 재정비, 복구하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우리 기술로 건설했다 한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돌아 나오는 방법을 택했다.

우리일행 43명이 승선하려하니 40명만 태우고 3명은 안전을 이유로 다른 배에 탑승할 수밖에 없었다. 안전을 제일로 유람선을 운행하는 관계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괴산호를 둘러싸고 있는 산세를 감상하다 보면 금세 선착장이다. 도착까지 15분 남짓 소요된다. 우리 일행은 돌아올때 유람선(약 50분 소요) 승선이 정체된다는 소식을 미리 접수하고 갈 때 유람선을 타고 돌아 올 때는 걸어 왔다.

흙길과 나무데크를 따라 출렁다리는 산막이옛길의 최고 명소 중 하나다. 실제로 호랑이가 살았다고 전하는 호랑이굴 앞에는 잘생긴 호랑이 한 마리가 웅크린 채 지나는 여행객들을 노려보고 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포토존이기도 하다.

산막이옛길의 가장 아름다운 쉼터인 호수전망대가 지척이다. 마흔고개는 산막이옛길에서 가장 험난한 구간이다. 마흔고개를 올라서면 다래숲동굴과 진달래동산을 지나 다시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길이 제법 포근하고 정겹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주변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표고버섯, 찰옥수수 등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주민들이 아직은 때 묻지 않은 소박한 모습에 관광객들은 발길을 멈췄다. 표고버섯 한 상자를 사가지고 돌아오는 길, 같이 동행한 일행들은 마치 산막이 옛길로부터 선물 하나를 받은 느낌이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2015 한국관광 100선'에는 생태관광자원, 문화관광자원에 더해 강릉시 커피거리, 대구시 안지랑 곱창 골목, 명동거리 등 음식·쇼핑 명소도 포함돼 다양한 관광 영역이 어우러져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서울 5대 고궁, 양평 두물머리, 설악산, 보은 속리산 법주사, 덕유산,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창녕 우포늪, 우도 등 39개의 관광지는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에 충북에서는 보은 속리산, 괴산 산막이옛길, 단양팔경이 선정되었다. 이번에 소백산국립공원이 누락된 점은 충격이다.

세상과 단절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살아가기 위해 만든 길이다.
사진 찍기 좋은 명소 25곳 가운데 한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만 140만 명이 찾았다고 하니 이제 오지 신세를 면한 것이 아니라 떠오르는 관광명소가 된 셈이다.
새롭게 탈바꿈하는 명소,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관광 보은' 그 위상이 흔들리지나 않을까 자못 긴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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