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마차 '어데로 갔나 어데가'
속리산 마차 '어데로 갔나 어데가'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5.05.28 09:30
  • 호수 2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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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한다고 치운 후 자취 감춰…확인결과 무대 뒤 방치 여전
▲ 정이품송과 둘리공원에 있던 마차의 모습이다. 지금 이 마차들은 수리를 이유로 자취를 감췄다. 어디에 있을까?

군수 풀 사업비에서 보조를 받아 구입한 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했던 일명 '황실마차'가 자취를  감춘 지 2년이 됐다.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지적됐던 황실마차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한 때 보은군을 떠들썩하게 했던 황실마차 사업 초기로 필름을 되돌려본다. 보은군은 2011년 3월 군수 풀 사업비에서 꽃마차 2대 구입비용 2천만원을 민간 자본보조로 모 단체에 지원했다.

당시 이 단체의 회장은 지역의 승마단체로부터 말을 지원받아 정이품송에서 사내리까지 마차를 운영하는 한편 포토 존으로 활용하겠다며 사업비를 보조받아 그해 5월 마차 2대를 구입해 정이품송과 둘리공원에 각각 마차 1대를 놓았다. 이 과정에서 사업을 수행한 회장은 단체 사무국장은 물론 단체 회원 누구도 모르게 사업이 집행돼 의혹을 키웠었다.

문제는 의혹이 있었다 하더라도 사업은 본래 목적을 발휘해야 했으나 사업을 왜 했는지 목적을 상실한 것이 주민들에게 더 큰 분노감을 갖게 했다.

사업이 완료된 이후 단 한 번도 마차를 운행하지 않은 채 마차는 처음 놓였던 자리에서 2년 넘게 방치해 놓는 동안 비바람을 맞고 강한 햇빛에 그대로 노출돼 페인트칠이 벗겨지는가 하면 나무판자가 떨어지고 철판이 녹스는 등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됐던 것.

더욱이 포토 존으로도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낡았는데도 불구하고 마차는 제자리에서 방치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름다운 수형을 자랑하는 정이품송의 배경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왔고 갈목리 둘리공원 내 있던 마차는 포장을 씌운 채 방치해놓아 공원 속 흉물로 전락 했다.

결국 2천만원을 들여 구입한 일명 황실마차는 운행 한 번 하지 않은 채 방치됐다가 본보 보도(2013년 5월16일자 197호 보도) 후 곧바로 '쥐도 새도 모르게' 시야에서 사라졌다.

확인 결과 마차는 사내리 대형주차장 내에 있는 무대 뒤에 천막용 포장으로 쌓여있는 채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은 거대한 꿈을 갖고 출범했던 황실마차사업은 사업 시작 후 지금까지 애물단지가 된 채 무용지물로 쳐박혀 있는 셈이다.

사업을 수행한 이 단체 회장은 "우연히 물건을 찾기 위해 우리단체 소유의 창고를 갔다가 마차를 발견했는데, 판자가 떨어져 나가고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너무 낡아서 현재로서는 사용할 수가 없다"며 "대대적인 수리를 해서 본래 군수 풀사업비 보조목적대로 사진도 찍고 시범적으로 마차를 운행하면서 관광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속리산 황실마차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 좀 해줄 수 있느냐고 제보했던 주민은 "2011년 이 사업으로 속리산이 얼마나 시끄러웠나. 내 돈이라면 운행할 수도 없는 마차는 사지도 않았겠지만 어쨌든 마차는 들여놓았으니 본래 목적대로 사용해야 하는데 신문에 보도됐던 2013년 5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 신문에 보도된 대로 수리를 위해 공장에 맡겨진 것인지, 아니면 폐기처분한 건지 주민들은 궁금할 수밖에 없다"며 "속리산 관광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속리산 황실 마차 사업 시행으로 속리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이색 체험을 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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