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머리 좀 쓰세요
제발 머리 좀 쓰세요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5.05.13 21:14
  • 호수 29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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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천재 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이 남긴 명언이다. 엉뚱하지 않더라도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한 발 더 나아가 다음을 상상을 해보라는 주문일 게다.

그렇다면 행정은 어떤가? 법을 집행하기 때문에 상상력이 아닌 짜여진 틀 속에서 상품을 찍어내듯 해야하는 것 같지만, 행정에도 충분히 상상력이 적용된다. 행정에 상상력이 접목되면 보다 더 새롭고 보기에도 좋고 비용도 줄일 수 있으면서 이용하는데 편리한 것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글머리를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바로 속리산에 있는 일명 용머리폭포에 조성해놓은 조형물 때문이다. 상상력도 떨어져 보이고 특별할 것도 없는 조형물에 보은군은 8천만원을 썼다.

군민들에게 군 재정이 열악한데 8천만원을 들여 만든 저 조형물이 그 만큼의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과연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 아마도 가치 있다고 답하는 군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군민들이 이런 대답을 하는 것은 조형물을 잘 만들지 못해서가 아니라 조형물이 폭포 주변 환경에 어울리지 않고 감탄사가 나오거나 미소를 짓게 하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사에 제보한 군민도 폭포 조형물의 이질성을 지적했다. 폭포와 가족이 무슨 연관이 있냐는 것이다.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며 설치해놓은 등짐을 진 남자와 물건을 머리에 여자 그리고 어린 소년과 소녀, 강아지 등 5개 조형물이 새로운 볼거리 역할을 할 것인지 의문이라는 것.

결국은 머리를 덜 쓴 결과다. 혼자 머리를 짜내도 특별한 것이 나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의 머리를 빌릴 수도 있다.

두 사람의 의견이 모이면 더 나아지질 수 있고 다섯 사람, 열명의 의견이 보태지면 천사의 날개를 단 사람도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영역을 한정하면 지웠다 다시 그려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영역을 한정하지 말고 백지상태로 놓고 다양하게 형태를 상상하면 향상된 조형물의 안이 나올 수 있다.

청동 조각, 1900년대 평범한 농가의 모습으로 한정해 놓으니 8천만원을 들이고도 현재 조형물을 만드는데 그친 것이다.

머리를 쓰면 큰 주제 속에서도 색다른 조형물을 만들 수 있다. 아버지가 자기보다 더 큰 지게를 벗어놓고 잠시 쉬고 있는 틈을 이용, 관광객이 지게를 져 볼 수 있게 제작하거나 표정이 익살스러워 보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던지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의 그 무엇이 담겨 있어야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그래야 속리산의 새로운 명소로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아에 발상을 전환, 속리산의 자연환경에 훨씬 더 잘 어울리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사진기를 들이대는 토피어리 작품도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숲속을 뛰어노는 토끼, 풀을 뜯는 사슴, 곰, 딱정벌레, 꽃시계 토피어리 등 속리산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현재의 조형물을 만들 것을 시킨(?) 사람이 있다면 가슴 뜨끔해 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도 제발 윗사람이 시킨다고 해서 그대로 하지 말고 주체적으로 발상을 하길 바라며, "제발 머리좀 써라"라는 주민의 충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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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월이 2015-10-13 14:48:32
잘 몰라서 그러는데, 공무원들은 제일 윗사람이 시키면 그냥 해야 하는건가요....? 참 깝깝하네요. 윗사람을 위해 일하는건지 군민들을 위해 일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