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도 좋지만 봄꽃이 없다(?)
단풍도 좋지만 봄꽃이 없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5.04.15 18:49
  • 호수 2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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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이 중부권 최고의 단풍명소로 가꾼다며 10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2억원씩 10년간 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군에서 직접 단풍나무를 생산해 연차적으로 총 1만본의 단풍나무를 심는다는 계획이다.

군이 단풍나무 거리로 생각한 곳은 수한~보은, 삼승~보은 등 국도 10개소와 장안~갈목 등 지방도 12개소, 군도 및 마을 진입로, 공원 등이다. 단풍 명소 조성 사업으로 속리산 관광의 옛 명성을 회복하고 감성, 체류,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관광지로 가꾼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단풍도 보면서 꽃도 보는 나무를 식재했다면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속리산은 봄 관광객보다 가을 관광객이 훨씬 많다. 실제로 속리산사무소에서 제공한 월별 입장객 자료를 보면 2010년 10월 17만1천여명, 11월 12만3천여명인 반면 본격적인 벚꽃나들이 시즌인 4월 4만7천여명, 석가탄신일이 속한 5월에도 입장객이 8만여명으로 가을 관광객 수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가을 관광객이 봄 관광객보다 월등히 많다. 2011년 10월 관광객이 18만5천여명, 11월 8만8천여명에 달하지만 4월엔 3만9천여명, 5월 5만9천여명으로 크게 적었고 2012년에도 10월에 16만5천여명, 11월 8만6천여명이 찾았지만, 4월엔 6만3천여명, 5월 9만3천여명으로 여전히 가을보다 봄 관광객 수가 적다.

2013년에는 10월 15만여명, 11월 8만1천여명이 찾았고 4월에는 6만2천여명, 5월 9만여명이 찾았으며, 세월호 사고가 있었던 2014년에는 10월 13만3천여명, 11월 8천4천여명, 4월 5만여명, 5월 7만7천여명이 찾았다.

이같이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 수가 계속 줄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 관광객이 봄 관광객을 훨씬 능가한다.

이는 설악산에서 시작해 남하하면서 전국을 물들이는 단풍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국 어느 국립공원이든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속리산에는 봄꽃이 없기 때문인 것도 이유일 수 있다.

벚나무 가로수가 조성돼 있긴 하지만 다른 지역보다 1주일 이상 늦게 피기때문에 봄관광의 주가 되는 벚꽃, 매화꽃, 동백꽃놀이를 보은보다 개화가 빠르고 꽃이 풍성한 다른 지역에서 하기 때문에 봄 속리산의 관광객이 적은 것이다.

따라서 12월 1만9천여명, 1월 2만5천여명, 2월 2만1천여명에 불과한 속리산의 관광비수기 겨울이 지나 꽃피는 춘삼월이 되면 관광객이 크게 늘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속리산의 봄은 봄이 아닌 것이다. 꽃 하나가 없다. 황량했던 겨울을 보낸 사람들은 메마른 나뭇가지를 화사하게 물들이며 피어오른 봄꽃에 탄성을 지르는데 속리산에서는 탄성을 지를 봄꽃이 없으니 속리산을 찾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속리산은 단풍나무를 식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봄 관광객 유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꽃나무도 식재할 필요가 있다. 꽃만큼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매개체도 없다.

진해 등 벚꽃 축제는 물론 마산 무학산, 거제 대금산, 여수 영취산, 대구 와룡산이나 인천 강화도의 고려산, 당진 면천 등은 진달래꽃으로 유명하다. 청남대는 흐드러진 봄꽃의 향연으로 영춘제를 개최해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충남 태안 튤립이나 강원도 동해 유채, 고양시 등은 일부러 꽃묘를 식재해 상춘객을 불러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대전, 청주, 세종시의 위성지역인 보은은 꽃에 인색하다. 그나마 민선 3기 보청천변에 벚나무를 식재하지 않았다면 보은은 새순이 돋는 봄인데도 황량하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중부권 최대의 관광지이고 대한민국 국립공원제도가 생긴 후 3번째 지정된 속리산은 말할 것도 없이 보은읍내에서조차도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를 구경하기 힘들다. 보은에 봄꽃나무를 식재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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