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문틈 사이 빛이라도 보인다면
딸아이 문틈 사이 빛이라도 보인다면
  • 편집부
  • 승인 2015.02.11 19:21
  • 호수 28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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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보은 죽전)

자식을 셋이나 키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게 자식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그러면서 비슷한, 한 부모의 끈으로 묶여있지만 각자의 개성과 성향의 차이로 부모는 항상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그러던 중 4차원의 세계를 표류하는 딸아이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늘 자신 없고 부정적이며, ‘난 못해 안해~!’를 말하던 아이가 ‘해볼까?’가 아닌 ‘나 이거 할거야 도와줘~!’라고 말을 했습니다. 더 묻지도 따지지 않고 송이가 필요한 재료를 사고, 아침 일찍 깨워주며 늘 그렇게 아이에 이야기를 들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박송이의 껌 아트. 디자인을 전공하려는 아이가 학교 진로 선생님과 상담하던 중 선생님께서 다른 나라 아티스트들의 사례를 들려주고 송이가 찾고 싶은 그 무언가를 위해 대화론하며 ‘이건 어떨까?’ 하는 팁을 찾아주고 아이는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옛말처럼 낯설고 무모한 도전이었고 누구에게도 조언을 받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만들어갔습니다.

주변의 좋지 않은 평가나 시선이 더 큰 자극이 돼 오기가 생겼고 아스팔트 바닥 껌 그림이 채워져 갈수록 머릿속 아이템을 구상하고 만드는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는 훌쩍 성장했고 자신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습니다.

훅~그냥 지나칠 수 있던 그 팁은 송이의 머릿속과 생활의 변화 그리고 자존감을 찾는 능력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 (전시회기획과 전시 ,다문화 포토존, 티켓제작 등등)가 주워졌고 , 주변의 기대치가 높아져 생긴 부담만큼 자신을 이끌어 가기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

자신을 채찍질하며 나아가는 그 뒤에는 항상 부모가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쏟아내는 모든 발광과 널 부러진 생각을 정리하는 쉼터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생각은 조금만 멀리서 보면 내 욕심이 포함된 아이에 기대를 늘 이야기 합니다. 그런 말들은 아이에게 잔소리가 되고 계속되는 신경전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후회를 하게 됩니다. 부모는 절대 갑이 될 수 없기에 구렁이 담 넘듯 그냥 넘어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아이와의 거리감은 ‘말을 말자~’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전달방식을 좀 달리 했습니다.

내가 이야기해서 싸움이 되는 일은 송이가 제일 좋아하고 의지하는 멘토~ 선생님들께 도움을 요청했고 저의 생각을 충분이 어필해서 좋은 결론을 끌어 내기위한 노력을 함께 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널뛰기하는 마음 기복에 장단 맞추려 하지 않고 늘 그 자리에서 듣고 또 기다렸습니다.

아이의 무의식중에 튀어나온 언어는 걸러듣고, 곧 지적 하지 않았고 때를 기다렸습니다. 어디로 튕겨나갈지 모르는 아이를 항상 잡아 줄 골키퍼로 살고 있는 지금 저는 생각합니다. ‘자식은 나의 숙제다.’

풀이 과정에 따라 여러 해답을 만들고 방향을 달리 할 수 있는 무한 답안지. 하지만 문제를 풀고자하는 의지와 재미가 없다면 그냥 찍거나, 아니면 백지로 냅니다.

나의 관심으로 채워지는 풀이과정은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아니면 전혀 다른 답을 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저의 숙제는 명확한 답이 정해지지 않은 ‘미지의 답’입니다. 그래서 늘 긴장하고 옳은 답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시간이 쌓일수록 내 곁엔 사랑하는 아이와 봄바람처럼 스며든 믿음이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 작은 기적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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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은이만세 2015-02-16 12:37:38
사랑은 언제나 따스한 빛을 낸다지요. 그 따스함에 함께 동화됩니다
제 숙제도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도 희망은 2015-02-16 12:33:04
나도 부모님의 자식인지라 더 애뜻하고 더 따스하게 감사함을 내 자식에게 되물림합니다~
내가 사랑받았듯~

보은사람 2015-02-12 09:43:37
오늘 우리 큰아들 중학교 졸업식, 가기 전 인터넷신문보다 들린 곳, 3월이면 고등학생이 되는데 맘 가짐을 새롭게 만듭니다. 우리모두 힘냅시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뚜아랑 2015-02-12 09:40:40
아이들을 키우면서 공감을 하기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 그맘도 알기에 기적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부모의 숙제, 풀고자하는 부모 그 느낌 공유하고 싶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