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님 감사합니다
택시 기사님 감사합니다
  • 편집부
  • 승인 2014.11.20 09:53
  • 호수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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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섭(보은 삼산, 남성 크로커다일)

금·토·일로 이어지는 연휴가 있던 지난 10월 3일. 25살 되는 딸아이가 사회인으로서 처음 맞이하는 생일날이었다. 학교 다닐 때는 은근히 선물을 기다리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친구들끼리 챙기는 생일이었는데, 직장인으로 생활하며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오히려 선물을 해준 입장이 바뀐 날이다.
생각의 전환이 고맙고 참으로 오랜만에 딸아이의 생일을 함께 할 수 있어 기쁘기도 했다.

생일 다음날인 4일 토요일날 발생한 미담을 소개하려고 한다. 토요일인 관계로 주정차 단속을 하지 않기 때문인지 시내 도로는 주차차량들이 양쪽 차도를 점령하고 있어서 교행이 어려웠다.

딸아이는 자동차를 운전하며 중앙사거리 근처에서 길가 양쪽에 주차되어있는 차들 사이로 진행하다 운전미숙으로 주차돼 있는 택시를 박았다. 택시 운전석 뒤쪽 후렌다와 범퍼를 긁는 운전 후 첫 사고를 낸 것이다.

당시 택시 운전기사도 없고, 당황한 딸아이의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가 택시기사에게 연락해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인근 공업사에서 수리 의뢰하고 원만하게 헤어졌다. 수십년동안 운전을 한 제 경력으로 보면 딸아이가 낸 사고로 택시의 수리견적은 대략 30만원 정도 들을 것으로 예상했다. 첫 사고가 인사사고가 아니어서 정말 다행으로 생각하며 위안을 가졌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공업사나 택시기사로부터 연락이 없어서 찾아보니, 우회도로 사거리 주차장에서 수리된 5040호 택시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언제 수리하셨냐?"는 질의에 택시기사님은 "내가 직접 닦고, 처리했는데 페인트 값으로 칠천원정도 들어갈 것 같다"며 "나도 애들 키우는데 염려 말라"는 표현을 하셨다.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에 10만원을 전달하려하니 너무 많다며 극구 사양하고 되돌려 주었다.

약간의 받아라, 아니다라고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고, 기사님은 "정 그러면 오만원만 받겠다"고 하며 5만원을 되돌려줘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아직도 택시 기사님의 온기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그분이 바로 가슴이 따뜻한 보은 개인택시 5040호 모범운전자 김병준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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