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일기
  • 편집부
  • 승인 2014.11.06 09:39
  • 호수 26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월 1일 토요일
오늘 아침에는 손자손녀 주려고 맛있는 잡채를 했다. 애들은 잡채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김밥도 쌌다.
손자가 좋아하는 김치찜도 했다.
애들 좋아하는 음식을 다 해주었다.
손자는 일주일에 한 번 온다. 그래서 그 동안 먹지 못했던 음식을 다 해준다.
오늘 장은 비가 와서 사람들이 많이 안 나왔다. 요즘 비는 반갑지 않다. 비가 오면 우리는 빨래  때문에 걱정이다.
일주일에 한 번 오는 손자 빨래가 아주 많다. 그래서 걱정이다.

11월 2일
비가 오는데 남편은 일을 나갔다. 비가 계속 온다. 걱정이 됐다.
다리도 아팠는데 일을 하러 갔다.
오후 2시가 넘어도 오지 않았다. 가게에서 기다리다 그냥 집에 왔다.
손자는 학교로 돌아갔다. 일주일을 또 기다려야 손자를 만난다.
밭에 가서 무를 뽑고 파도 뽑았다. 그리고 밭에 매 놓은 강아지 검둥이하고 흰둥이도 보고 누렁이도 보고 왔다. 흰둥이가 한 마리 더 늘었다. 그래서 모두 다섯 마리이다. 너무 귀엽다.
홍종예(63, 보은 교사 흙사랑 한글학교)


10월 29일
금년 농사 마지막인 벼 타작을 했다. 그런데 농사짓는 게 너무 타산이 안 맞아서 내년 농사를 지어야 하나, 안 지어야 하나 갈등이 생긴다.
벼도 정부에서 심으라는 품종을 심어야 매상을 받아서 농민들이 심고 싶은 벼를 못심고 매상 받는 벼를 심어야 한다.
노인들은 논농사를 지을 수가 없는게 매상하는 운임까지 주고 나니 빈손이었다.
그래서 내년에는 임대를 주자고 했더니 애들 아버지는 논을 팔자고 했다.
허리끈 졸라매면서 어렵게 장만한 땅이라 나는 팔기가 싫었다.
갈수록 매상 가격은 떨어지고 쌀값도 떨어지고 논농사는 질 수가 없다고 하면서 팔자고 했다.
나는 논 없이 보리밥만 먹고 살다가 논을 사서 쌀 밥을 먹었던 기억, 그리고 자식들에게 주는 게 좋아서 안 팔고 싶어서 임대주자고 했다.

10월 31일
오늘은 학교에 갔더니 부산 전국 문해한마당 글쓰기 대회에서 한국 문해교육협회장 특별상장을 흙사랑학교에서 전달해주었다.
반갑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다.
작년에는 제천에서 열린 글쓰기 대회에서 우수상인 의장상을 받았는데 올해도 내가 또 받아서 동료들한테 미안했다.
다같이 상을 받으면 좋은데 선생님이 위풍당당 글을 쓰라고 해서 썼더니 상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내가 잘 써서 받은 상장이 아니고 선생님들 덕으로 받은 상장이었다.
거기에다 부산 특산물을 선물로 받았다.
그렇게 애타도록 배우고 싶었던 한글을 배우고 상장을 타게 글을 가르쳐주신 성생님들 진심을 감사드립니다.
임재선(72, 수한 질신, 흙사랑 한글학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