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 글쓰기 대회 최우수상 수상작
한글사랑 글쓰기 대회 최우수상 수상작
  • 편집부
  • 승인 2014.10.15 22:33
  • 호수 2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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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분야>

장복심(삼승 원남, 노인장애인복지관)

너를 우리집 식구로 맞이한 지도 어언 14년이 되었구나.
결혼해서 아들, 딸 남매 낳고 맞벌이 직장생활하면서 열심히 살아온 너희가족들을 보며 뿌듯하고 사랑스러웠단다.
어느 날 갑자기 네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눈앞이 캄캄했단다. 병원에서 가망이 없다고 했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단다.
병원생활 4년에 얼마나 힘들었니. 아들은 좋은 직장 버리고 마누라 살려보겠다고 일가친척 없는 보은 땅에 내려와 먹고 살기도 취직도 만만치 않아 고물장사를 시작했다.
우리부부도 힘을 보태고자 서울 생활을 접고 보은 땅에 내려와 며느리를 병간호하며 산 지 3년이 되었구나.
며느리야, 내가 죽기 전에 걷는 것을 보고 싶구나.
얼른 회복해서 웃으면서 살자.
내 며느리 박경순 사랑한다.

<성인문해 분야>

날개
임재선(수한 질신, 흙사랑 한글학교)

보은 대교 다리에 날개가 달려 있습니다. 참 멋있습니다.
다리 이름이 궁금했는데 군수님 책에 매미 날개 라는 이름이 있었습니다.
한글을 배우지 않았으면 영원히 모르고 살았을거야.
이렇게 신기한 글을 모르고 살아온 생각을 하면 원통하기가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한글을 배우게 되어서 나는 새 나라에 와서 사는 것 같습니다.
가슴 두드리면서 살아온 칠십 평생, 이제 가슴 속에 글 꽃이 피었습니다.
이 글 꽃은 남편이 흙사랑 학교에 입학을 하게 해주어서 한글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행사가 있으면 후원금을 조금씩 해줍니다.
남편이 아침을 먹고 나면 학교 가야지 합니다.
나는 이것, 저것 하다보면 학교 갈 시간이 지나서 허둥데다 보면 남편이 얼른 가자고 하면서 데려다 주기도 했습니다.
평생을 잊지 못할 동반지.
이름 석 자도 쓰고 우리 집에 가는 버스도 알아보고, 집에 오는 편지도 읽을 수 있고, 나는 이제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날개를 단 것 같습니다.

<장애인 분야>

어윤정(수한 발산, 보은장애인복지관)

6월 4일날 온 가족끼리 제주도 갔다 왔습니다.
재미이게 보냈습니다. 짧은 시간이 아쉬웠습니다.
우리 가족끼리 처음 여행을 가봤습니다.
저는요 이 느낌이 행복이란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저희 동생들은 수영했습니다. 저는 수영을 못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웠습니다.
온 가족끼리 처음 제주도 나는 동생들 하고 조카들 수영보면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즐거웠습니다.
11월에 12명 대가족끼리 부산에 갑니다. 대가족끼리 맛있는 것도 먹고 부산에 가서 우리올케한테 잘해야지.
나는 동생들 보면서 나도 마음이 행복했습니다.
대가족끼리 웃으면서 보내겠습니다.

다문화가족의 일상
누엔티녹한(회인 용곡, 대청댐효나눔세터)

머나먼 남쪽나라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올 때 제 나이 25살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 한국으로 결혼을 생각하게 되었다.
남편은 45살, 20살 차이를 극복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
한국에 시집오니 시할머니, 시부모와 남편이 살고 있었으며 결혼 3개월 차에 임신을 하여 딸아이를 낳았고 남편이랑 농사 많이 지으며 열심히 살았으나 말이 안통해서 답답했어요.
아침에 일어나 식구들 밥해주고 농사일과 남의 집 일도 해서 돈 벌었어요.
그러는 사이 3년이 흘렀고 작은 아이 아들을 낳았어요.  지금은 시집온 지 5년이 됐는데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유자, 라우몽 외 여러가지 씨앗을 가져다 특수작물을 재배해 돈도 많이 벌어 아이들 적금을 넣어주고 있어요.
저희 집은 회인면 용곡리 버스타는데 30분 걸어야 하고 아이들 교육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오토바이를 배워서 타고 다닌다. 이 다음을 생각해서 운전면허증도 따놓았다.
대한민국 사회는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하면 잘 살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남편은 농사일 하고 친정어머님이 집에 와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저는 대청댐효나눔복지센터에서 청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
센터장님이 한글공부 시간에 들어가 배우라고 해서 매주 목요일 한글을 배우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서 아들, 딸을 한국 사람과 결혼시킬 것입니다.
여기 한국에 와보니 정말로 이곳 인심이 좋아서 오래도록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
공기 좋고 물 맑은 회인면에서 건강하게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고 싶어요.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다문화가정의 냉대를 이겨내고 싶어요.
아이들도 잘 키워서 떳떳한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열정을 쏟을 것이며 남편은 특수작물 농사에, 저는 사회인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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