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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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4.07.17 09:54
  • 호수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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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좋아~ 내님같이 좋아~
▲ 지난 3일 보은군여성대회 합창공연때 자비로 맞춘 단체의상을 차려입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실버합창단 단원들과 김윤제 강사.

"여성회관에서 가요교실이 열리는 날, 우리는 즐거운 외출을 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겨울에 빙판길을 걷는 게 걱정이 돼도 즐거운 외출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뭐가 그렇게 즐겁냐구요? 우리 노래하는 거 들어보세요. 정말 신나요."

지난 15일 가요교실이 열렸다. 47명의 회원들이 연습실에 빙 둘러앉아 노래를 부른다. 마이크를 잡은 회원들이 노래 한 곡 맛깔나게 부르고 나면 다른 사람들이 다음 곡을 이어 부른다. 가요교실이 열리는 2시간 동안 연습실 안은 즐거움으로 가득 찬다. 노래 부르고, 박수 치고, 리듬에 맞춰 율동하는 회원들 얼굴마다 웃음꽃이 만개해 행복한 에너지가 넘친다.

15년 동안 주민들의 행복 충전소가 되어준 가요교실은 그야말로 인기가 대단하다. 20명으로 시작해 호응이 너무 좋아 30명으로 정원을 늘렸다가 지금은 47명까지 회원이 많아졌다. 아직도 대기자가 있지만 연습공간이 한정돼 있어 더 이상 회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인기가 많아 주간반은 주 2회 진행하던 것을 올해부터 주 3회로 늘려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65세 이상인 주간반 회원들은 아내와 어머니, 할머니의 삶에서 벗어나 문화인으로서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는 중이다.

지난 3일 열린 보은군 여성대회에는 가요교실 주간반 회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분홍색 티셔츠에 하얀 바지를 맞춰 입고 예쁘게 화장을 한 회원들은 무대에서 '웃으면서 삽시다' '일노일노 일소일소'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대에 선 회원들은 그날의 추억이 소중하다.

구복순씨 등 회원들은 "연습 때보다 무대에서 더 잘 불렀어" "우리가 무대 체질이라 무대에 서면 더 잘하거든"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게 얼마나 좋아" "무대만 있으면 또 서고 싶지. 우린 준비가 돼 있거든"이라며 자신 있어 하셨다.

무대에서 인생을 노래하고 그날의 추억을 즐겁게 이야기하는 회원들은 공연이 있을 때마다 자비로 옷을 맞춰 입고 무대에 오른다. 그만큼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회남, 회인, 탄부, 수한 등 읍내로 나오는 버스가 자주 없는 먼 거리에 살면서도 10년 넘게 가요교실을 다니고 있다. 노래를 부르면 마음이 즐거워서 더 젊어지고, 아픈 것도 낫는다.  노래 부르는 것도 재밌고, 친구들 사귀는 것도 좋다. 홍표임(보은 수정), 한순석(회남 거교), 박하은(보은 어암) 씨는 가요교실에서 만나 78세 동갑내기 친구가 되었다. 회원들은 가요교실 가는 날이 늘 기다려진다.

'속리연가, 대추골처녀총각, 웃으면서 삽시다'등을 노래한 김윤제 씨는 11년째 가요교실 회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김윤제 강사는 해마다 군민을 위한 음악공연을 개최하고 있으며 가요교실 회원들이 무대 경험도 쌓고, 노래를 배운다는 보람도 느낄 수 있도록 공연 무대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의 합창 공연은 회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가요교실에서 노래하는 멋쟁이 그녀들은 강환숙, 구복순, 김애순, 권귀하, 권봉선, 김기춘, 김복임, 유일자, 김선옥, 김옥구, 김옥례, 김재임, 김정흡, 김한이, 노복실, 민용순, 박금순, 박순자, 박하은, 방정자, 백정자, 서순득, 안순옥, 염재순, 유복순, 육경숙, 윤귀옥, 윤송춘, 윤언년, 이광분, 이병섭, 이순향, 이점년, 장애순, 장옥자, 전귀례, 전영애, 전정순, 전정희, 정순자, 정진희, 최길례, 최옥분, 한순석, 홍순하, 홍표임, 지순희씨가 있다. 앞으로 계속 펼쳐질 그녀들의 노래 인생과 새로운 합창 공연이 기대된다.
김춘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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